송옥렬 공정위원장 후보 사퇴…인사검증 어떻게했길래
이대 기자
한동훈 소속 인사정보관리단 부실 검증 논란될 듯
송옥렬 기자간담회 때 "낙마까지 생각하고 있다"
청문회 앞두고 성희롱 발언 논란 부담 느낀 듯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후보 지명 6일 만인 10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한동훈 법무부장관 아래 설치된 인사정보관리단과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실의 부실 인사 검증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송 후보자는 이날 공정거래위원회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큰 공직을 맡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서 “교직에만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자의 사퇴 발표는 인사청문회 요청안이 지난 8일 국회에 제출된 뒤 이틀 만이다.
송 후보자는 지난 8일까지 서울 공정거래조정원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했으나, 주말 동안 사퇴 여부를 고심한 뒤 이날 오후 청문회 준비단에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후보자 사퇴는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 정호영 첫번째 복지부장관 후보자, 김승희 두번째 복지부장관 후보자에 이어 네번째 낙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송 후보자는 지난 4일 윤석열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지명됐다.
사법·외무·행정고시에 모두 합격한 ‘고시 3관왕’기록이 있는 송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이다.
송 후보자는 지명 직후 2014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학년 학생 100여명과의 저녁 자리에서 만취한 채 학생들 외모를 ‘상 중 하’로 품평하는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후보 적격성 여부가 논란이 됐다.

송 후보자는 지명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언론에 보도된 팩트는 대부분 맞다”고 인정한 뒤 “그것 때문에 제가 자격이 없다거나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속으로는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송 후보자는 기자 간담회 당시에도 “만약 이 일이 커져서 도저히 이건 아니다 하면, 흔히 말하는 낙마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비춰보면 송 후보자 스스로도 과거 성희롱 발언 논란으로 인해 낙마까지 생각할 정도로 공직 후보자 적격성에 회의적 판단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검증과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검증을 통과한 것이어서 송 후보자 자진 사퇴는 부실 검증 논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