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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명태균 구속이후 의혹은 눈덩이, 검찰 수사는 미심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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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동 기자


[분석과 해설]

사건 핵심 3갈래, 尹 부부 공천개입·여론조작·국정농단

이준석 "지방선거 공천 (윤 대통령) 사람 별로 구체적 개입"

창원지검, 실체 수사 보다 의혹 소방수 될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마중 나온 정진석 비서실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직간접적 연루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는 ‘명태균 게이트’ 의혹의 핵심은 크게 3갈래다. 매일이다시피 등장하는 ‘명태균 녹취록’에 산만해진 느낌이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2021~2022년 대선 과정에서 여론조작, 국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사적이익 추구 등 국정농단 행위 규명이 핵심이다. 

공천개입 의혹은 김 전 의원 뿐만 아니라, 6.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박완수 경남지사, 김진태 강원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등 광역‧기초자치 단체장 문제로 확대됐다. 명태균 녹취록 뿐만 아니라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폭로성 발언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은 더 커지고 짙어졌다.

하지만 검찰 수사는 게걸음이다. 검찰은 일단 2022년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출마 준비자들에게 2억 4,0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명씨를 구속하고,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 명씨에게 돈을 준 김영선 전 의원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김 전 의원 공천은 윤 대통령 및 김 여사와 명씨의 유착 관계 속에서 일어난 일인데, 명씨의 구속영장에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역할 언급은 빠진 채 명씨의 ‘공천 장사’에만 집중되고 있다.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 전개되는 양상으로만 보면 검찰이 수사를 통한 실체 규명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불똥 튀지 않도록 적당한 선에서 봉합하려 들 가능성이 있다.

1. 공천개입 의혹…尹 ‘의견 개진’이라는 데 당시 당 대표 이준석은 ‘공천 개입’

김영선 전 의원의 경우 윤 대통령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 좀 해줘라”라고 언급하는 육성 녹음파일은 윤 대통령 공천개입의 ‘빼박 물증’으로 볼 수 있다. 2022년 5월 9일 취임 전날 전화 통화이고, 그 다음날 취임식 직후 김 전 의원의 공천이 발표됐다. 

또 박완수 경남지사나 김진태 강원지사 역시 당사자들은 “경선 절차를 거쳐 공천을 받았다”는 입장이지만, 명씨가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통해 두 광역단체장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취록도 이미 공개된 상태다.  

박완수 경남지사와 관련해선 “김건희 여사가 우리 명 선생님 선물은 김영선, 박완수”라고 했다는 녹취록 대목도 있고, 김영선 전 의원도 지난해 5월 강혜경씨와의 통화에서 “명태균이 한 것의 8할은 박완수가 덕을 본 거야. 경남도지사가 된 것이니까”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8일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에서 명씨는 “박완수도 작년(2021년) 8월에 자기가 윤석열 만나는게 꿈이라고 해가지고 윤석열 집에 데리고 가서 같이 고기먹고 술 마시고 놀다 왔어. (경남지사) 가능성은 제로지, 가능성은 제로인데 (내가) 해줘야지. 그래서 윤한홍은 (경남지사) 더 이상 못나간다니까. 나중에 봐요. 윤한홍이는 내 때문에 짤렸어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명씨의 말대로 ‘나중에’인 2022년 4월 22일 명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강혜경씨와 통화에서 “박완수가 (공천 도움) 고맙다고 ‘평생 잊지 않겠다’고 전화왔다”고 한다.

김진태 지사의 경우에도 “김진태는 그거 내가 살린 거야”라며 “어제 잠도 못잤다. 김진태(지사가) 나 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주무시면 안 돼요’ 막 이래가, 사모님 그래가(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잖아. 강원도 가서 밥 굶는다는 건 없을 것 같애”라는 발언 내용이 담긴 명씨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2022년 4월 18일 밤 강혜경씨와의 통화에서 나온 발언인데, 황상무 전 KBS앵커의 전략공천 방침이 이미 컷오프까지 됐던 김 지사와의 ‘경선’ 방침으로 번복된 날이 바로 이 날이다.

여기까지는 명씨의 녹취록 등을 통해 드러난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라면 추가로 불거진 공천개입 의혹은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인 이준석 의원이 공개한 내용이다. 검찰수사관 출신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공천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직접 ‘개입’했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강서구 당협위원장 셋이 (김태우 공천에) 다 반대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가면 안될 것 같은데요”라고 하자 “(윤 대통령이) 그 사람들 이상하다고 하고, 김태우를 공천해야 한다고 하고 그러니까, 원칙은 아니구나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반대로 포항시장 공천에 대해선 “경북도당위원장(김정재 의원)이 반발하면서 대통령에게까지 가져가서 대통령이 저 한테 ‘공천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식으로 애길 하더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포항시장 공천에도 개입했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이 의원이 추가적인 ‘공천 개입’을 폭로하기 전인 지난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김영선 해줘라’는 녹음파일 발언과 관련 “의견을 얘기하는 거다”라며 “무슨 외압이 아닌 의견을 얘기하는 거지만...”이라고 했다. 공천 개입이 아닌 ‘의견 피력’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공천 개입에 대해 이 의원은 “원칙이나 철학을 얘기하는 게 아니었다”면서 “사람을 보고 사람별로 구체적으로 개입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의견 개진’이라고 한 것에 대해 당시 당 대표였던 이 의원이 “구체적 (공천) 개입이다”고 반박한 것이다. 이 의원은 20일 MBC라디오와 인터뷰에선 윤 대통령 부부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정진석 비서실장을 통해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합리적인 의심은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왼쪽 두번째부터), 박홍근 의원, 정성호 의원 등이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사거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관철을 위한 2차 비상행동으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 명태균 여론조작 어디까지?...尹 정권 정통성까지 흔드나 

명태균씨는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여론조사를 하면서 성별 연령별 구성 비율을 조작하고, 응답 표본수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여론 조작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공개된 녹취록에도 “윤석열이를 좀 올려갖고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 젊은 아들 응답하는 개수 올려 갖고 2~3% 홍(준표)보다 (윤 후보가) 더 나오게 해야 한다”고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명씨는 지난 대선 기간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윤 대통령을 위해 81차례의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씨의 지시를 받아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여론조사업무를 한 강혜경씨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공표 조사는 조작이 안 된다”면서 “공표를 하고 나면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다가 보고서 등을 올려야 하고, 문제가 있으면 검수를 하기 때문에 공표 조사는 절대 조작이 있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강씨는 명씨가 미공표 여론 조사를 조작한 이유를 “윤 대통령과 캠프 관계자들, 의뢰자한테 기분좋게 해주기 위해”라고 했다.

강씨의 설명대로라면 일단 명씨가 미공표 여론조사를 대상으로 조작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명씨가 여론조사결과를 어디까지 조작했는지는 검찰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미공표 여론조사에서 실제 ARS응답자 건수보다 ‘가짜 응답 샘플’을 넣어 응답률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한 정황은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이런 조작을 통해 당시 유력 후보였던 홍준표 후보와 윤석열 후보와의 격차를 실제 응답에서 나타난 것보다 더 늘렸다.

미공표 여론조사이지만 명씨의 여론 조작이 당내 경선에 미친 영향 등이 구체적으로 규명되어야 할 부분이다. 미공표 ARS 조사를 통해 실제 경선에 영향을 주는 여론조사에 영향을 주는 ‘방해조사’ 수법도 명씨의 녹취록으로 공개됐다.

명씨는 녹취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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