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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국형 히어로 '마석도 형사의' 탄생...'범죄도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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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어른을 위한 '주먹대장' 의 탄생

<범죄도시2>는 전작 <범죄도시>와 달랐다. 그 차이는 바로 마석도 형사(마동석)의 변신에서 비롯됐다. 

그는 영화 <이터널스> 주인공, 길가메시의 주먹의 힘을 갖고 돌아왔다. 강력한 펀치로 악당을 응징하면서 관객에게 통쾌함과 함께 정의를 구현해 줬다. 액션 또한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었다. 하지만, ‘주먹대장’ 마형사와 극적대비를 위한 최강 악당 강해상(손석구)의 잔혹함은 상상을 초월했다. 예견되는 후속작에서 기상천외한 악인이 창조될까 우려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석도 형사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한국형 히어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출처: ABO출처: ABOentertainmententertainment

‘주먹대장’ 마동석의 탄생

<범죄도시2>에서 마석도 형사는 나에게 어렸을 적 만화 주인공 ‘주먹대장’을 연상시켰다. 주먹대장은 작고하신 김원빈 만화가의 작품이다. ‘주먹대장’은 한쪽 주먹 크기가 남보다 엄청나게 큰 소년으로, 주변의 놀림을 극복하고 악당을 물리치는 캐릭터다. 비록 주먹 크기는 다르지만, 둘 다 주먹을 이용해 통쾌하게 악인을 무찌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 점에서 마석도 형사는 어른을 위한 ‘주먹대장’의 탄생으로 여겨진다. 마음이 따뜻하고, 유머가 있으며 인간적인 영웅이다.

출처: ABOentertainment

마석도 형사는 해외에 숨어 살면서 돈을 목적으로 한국인을 무작위로 살해한 무자비한 악당 강해상을 추격해 잡는다. 결과적으로 한국 정부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피해자와 피해 가족에게 (일종의) 정의를 구현해 주었고, 나쁜 짓 한 놈은 벌을 받는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범죄자를 뒤쫓고 제압하는 과정에서, 마석도 형사는 주로 주먹과 맨몸을 사용함으로써 관객에게 쾌감과 안도감을 주고 있다. 특히, 그의 막강한 주먹 덕분에 불필요한 싸움과 잔인한 격투의 장면들이 삭제될 수 있었던 것은 바람직하다. 그의 주먹의 위력은 동반된 사운드와 함께 더 괴력으로 다가왔다. 마형사의 존재감을 강조하기 위해서 강해상은 그렇게 잔혹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그의 잔인함은 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출처: ABOentertainment

전작 <범죄도시>와의 차별화

두 영화 모두 범죄/액션 장르지만 영화 내용은 큰 차이가 있다. 물론 주인공은 마석도 형사를 필두로 한 금천 경찰서 강력반으로 변하지 않았다. 국내 가리봉동이 무대였던 전편과 달리 베트남으로 배경을 확장하면서 전작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범죄도시>는 실제 있었던 조선족 조폭 소탕 작전에 기반을 둔 영화이다. 따라서 서사에서 조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그들 간의 권력 암투가 기저에 흐르고 있다. 중국에서 온 장첸(윤계상)을 중심으로 한 무리가 핵심이지만 다양한 계파가 등장한다. 영화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어둡고 잔인하다.

<범죄도시2>는 어떤 구체적인 사건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다. 단지 해외에서 일어난 사건을 조사한 후 종합하여 만든 가상의 이야기이다. 전편을 조폭 영화라고 한다면, 이번 영화는 해외 범죄조직 검거를 위한 액션영화에 가깝다. 범죄/액션 장르에서 빠지지 않는 조폭의 그림자를 많이 걷어냈다. 

출처: ABOentertainment

<범죄도시2>는 베트남에서 벌어지는 한국 범죄자에 의한 한국인 대상 범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사실상 한국인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한국인을 잔혹하게 죽이고 금품을 탈취하는 범죄다. 이 부분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김인남(황정민)의 전 여친의 죽음과 딸 납치를 연상시킨다. 태국에서 돈 많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지능적으로 접근해서 돈도 빼앗고 사람도 죽인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설정에 공감했다. 뿐만아니라, 우연히 사건을 알게 된 한국 형사들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 안도감을제공한다. 

<범죄도시>에서 마석도 형사는 약간은 타락한 형사로 등장한다. 그러나, <범죄도시2>에선 그런 모습(분위기)은 싹 사라졌다. 오히려 해외에서도 자국민을 보호하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범죄자를 잡는 한국형 영웅으로 변신한다. 

솔직히 <범죄도시>는 내용의 참혹함으로 인해 몇 번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보지 못했다. 아리러니하게도, <범죄도시2>를 보고 난 후 시청하였다. 그랬음에도 <범죄도시>를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불안했다. 이야기가 어디로 전개될지도 알 수 없었다. 강윤성 감독이 의도한 바라면 성공이다. 

하지만 <범죄도시2>는 비록 잔혹한 내용이 많지만, 간간이 보여주는 장면이 웃음을 유도한다. 여기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배우들의 연기가 한몫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장이수(박지환)가 강해상이 요구한 몸값의 전달책(운전수)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예측이 불가하면서 많은 웃음을 자아냈다. 스토리 구성도 비교적 탄탄했다. 곳곳에 약간의 반전이 있었고, 이런 반전이 극에 재미를 더했다. 

출처: ABOentertainment

영화를 본 후에 이런 악당 역할을 한 배우는 나중에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같은 것은 없는지 궁금해졌다. 아무리 연기라고 하지만, 연기하는 자신도 끔찍했을 테니까... 

극장에 대한 모든 규제가 없어진 지금 관객들은 관심 가는 영화만 있다면 극장으로 달려갈 준비가 된 것 같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와 <범죄도시2>의 흥행 성공을 보면서 영화관계자 여러분들이 기운을 받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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