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혁수 기자
정부 vs 경찰, 강대강 대치
尹 "행안부·경찰청이 필요한 조치 할 것"
일선 경찰 "30일 경위·경감급 회의 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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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경찰은 죽었다' 리본을 매단 근조 화환 수십개가 2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맞은편 경찰기념공원에 겹겹으로 진열돼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경찰 서장회의에 대해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경찰청은 서장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을 대기발령하고, 참서자 56명에 대한 무더기 감찰에 착수했다.
이에 반발한 경찰들은 경감·경위급 중간간부들이 중심이 되는 전국 팀장회의를 30일 에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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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경찰국 신설의 배경과 취지를 왜곡하고, 만들지도 않은 조직과 치안업무를 언급하면서 치안 현장을 총책임지고 있는 경찰서장인 총경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경찰은 물리력과 강제력 심지어 무기도 소지할 수 있어 임의적이고 자의적으로 한 군데 모여 회의를 진행할 경우 대단히 위험하다. 하나회가 12·12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바로 이러한 시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일부에서는 평검사회의와 비교해 총경회의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평검사회의와 경찰서장회의는 명백히 다르다"며 "평검사회의는 금지나 해산 명령이 없었고, 평검사들이 소속 검찰청의 의사전달 역할만 수행했으나 이번 총경회의는 강제력과 물리력을 언제든지 동원할 수 있는 지역의 치안 책임자들이 지역을 이탈해서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총경들이 서장회의를 열고 경찰국 신설, 지휘규칙 제정 등에 대한 의견을 모은 것과 관련해 서장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또 현장 회의에 참석한 총경 56명에 대해서도 감찰에 착수했다.
이에 경찰 내부에서는 강한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경찰대 14기인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은 24일 경찰 내부망에 "30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경감, 경위 등 중간간부를 대상으로 하는 전국 현장 팀장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팀장회의에서는 경찰국 신설과 서장회의 참석자에 대한 징계·감찰의 부당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서장회의처럼 온라인, 오프라인 참석을 병행하고 동참 의사 화환을 받기로 했다.
김 경감은 "자신을 버려가며 올바른 행동을 하는 훌륭한 지휘관을 잃게 되면, 우리는 앞으로 자신의 이익에 눈먼 충견 지휘관들 밑에서 정권의 하수인이 될 것"이라며 "우리 지휘관에게 해를 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베고 나서야 가능할 것이다. 대기발령, 감찰조사도 자청하겠다"고 말했다.
유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경감)은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30일 전국팀장회의에 전국 지구대장과 파출소장의 참석도 제안하며, 저부터 참석하겠다"며 "(류삼영) 서장도 대기발령에 감찰조사 받게 되고 팀장들도 같이 하겠다는데 지구대장과 파출소장도 동참하는 게 동료의 의리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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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경찰청 맞은편 경찰 기념공원에는 류 총경의 대기발령에 항의하는 근조화환이 모여들고 있다. 경찰들이 보낸 근조화환 띠에는 '22. 7. 23. 국민의 경찰은 죽었다' 는 문구가 적혀있다. 당초 경찰청 정문 앞 인도에 '근조화환 릴레이'를 계획했지만 경찰청 측이 막아 장소가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직장협의회와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 지부 등은 이날 서울역 등 주요 KTX역사에서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대국민 홍보전을 시작했다. 직협은 경찰청 앞에서 류 총경을 응원하고 경찰국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울산지역 5개 경찰서 직협도 경찰서별로 돌아가며 울산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부산 16개 직협도 부산경찰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부산 경찰 직협 회장단은 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하면 합법이고 경찰이 하면 불법이라고 하면 이것이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류삼영 총경의 인사조치 철회와 회의 참석 총경들에 대한 감찰 조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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