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제방 무너질 것 같다"신고에 "예방차원 갈 인력 없다"

728x90

"제방 무너질 것 같다"신고에 "예방차원 갈 인력 없다" < 이슈 < 기사본문 - 뉴스버스(Newsverse)

이대 기자 

 

오송 참사 15시간 전 시민 신고 녹취록

오송지하차도 침수 사고 다음날인 지난 16일 소방 당국 등이 실종자 수색과 지하차도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버스] 14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당시 하루 전인 14일 한 시민의 정확한 119신고가 있었지만 관련 당국의 대응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에도 안전 사고를 우려한 경찰 정보관의 현장 배치 요구를 묵살하고 대통령실 주변 집회 관리에 투입시켜 참사를 막지 못했듯, 오송 지하차도 참사 역시 사전에 시민들의 정확한 신고와 경고가 있었지만 당국의 대응 부재가 초래한 결과였다.

뉴스버스가 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119 종합상황실 신고접수 녹취록'에 따르면 오송 참사 전날인 14일 오후 5시 21분 한 남성이 "교각 공사 밑에 임시로 흙을 성토해(쌓아)놨는데, 어떤 차수막이나 이런 거를 안대놨다. 지금 강물이 불어서 그 성토 안 밑단을 지나고 있다"는 신고 전화를 했다. 

이 남성은 이어 "거기가 허물어지면 여기 조치원에서 청주 가는 교통이 마비되고, 오송 일대가 다 물난리 날 것 같다"면서 "상류에서 비가 안 오면 괜찮아도, 비가 오면 그럴(물난리) 것 같다"고 우려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발생 15시간 전에 이 남성은 제방 붕괴 위험성과, 제방 붕괴시 일어날 사태까지 정확하게 경고했다.  

그런데 119 종합상황실은 "그렇게 되면 조금 위험해 보이긴 할 것 같은데... 아쉽게 지금 청주가 아니라 전국에 지금 우기가 좀 심하게 왔잖아요?"라며 "안 그래도 지금 출동 인력들이 다 지금 거기에 대처하고 있어서, 지금 거기 예방 차원으로 갈만한 인력이 없다"고 대답했다.

이 남성이 "어디다가 신고할지를 몰라서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나"라고 하자 119 종합상황실은 "뭐 구청이나 이런 데 한 번 전화해 보시겠어요"라며 신고자에게 대응을 떠밀었다.

이에 남성은 "아, 제가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냥 물 들어오면 물 맞죠 뭐"라며 체념 상태로 전화를 끊었다.

이 신고 전화 이후 소방 당국은 자체 대응이나, 관계 기관 대응 요청 등 어떤 후속 조치에도 나서지 않았다.  

이 당시 소방 당국의 적절한 대응만 있었어도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는 미연에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음은 천준호 의원이 소방청에서 받은 7월 14일  119신고 접수 전화 녹취록.

□  2023년 7월 14일(오송 지하차도 참사 전날) 오후 5시 21분 

119종합상황실 : 119입니다.

신고자(남성) : 예, 재해예방 신고도 좀 가능한가요?

119종합상황실 : 재해예방이요?

신고자(남성) : 예, 예.

119종합상황실 : 어떤 내용이죠?

신고자(남성) : 아, 저기 미호천 교량 공사를 지금 하고 있는데요.

119종합상황실 : 네.

신고자(남성) : 거기에 기존 뚝방을 허물고 교각 공사를 했어요.

119종합상황실 : 예. 

신고자(남성) : 근데 그 교각 공사 밑에 지금 임시로 흙을 성토해놨는데, 어떤 차수막이나 이런 거를 안 대 놨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 건너오다 보니까 지금 강물이 불어서 그 성토 안 밑단을 지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거기가 허물어지면 여기 조치원에서 청주 가는 교통이 마비되고, 오송 일대가 다 물난리 날 거 같은데. 그 상류에서 지금 비가 안 오면 괜찮아도 비가 오면 그럴 거 같은데.

119종합상황실 : 선생님 지금 내용 들어보니까, 그렇게 되면은 조금 위험해 보이긴 할 거 같은데.. 아쉽게 지금 청주가 아니라 전국에 지금 우기가 좀 심하게 왔잖아요?

신고자(남성) : 예, 예.

119종합상황실 : 안 그래도 지금 출동 인력들이 다 지금 거기에 대처하고 있어가지고, 지금 거기 예방 차원으로 갈만한 인력이 없어요.
신고자(남성) : 아니, 저는 어디다가 신고할지를 몰라서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나.’ 해서요.

119종합상황실 : 뭐 구청이나 이런 데 한 번 전화해 보시겠어요?
신고자(남성) : 아, 제가 할 일은 아닌 거 같고요. 그냥 물 들어오면 물 맞죠, 뭐. 수고하시고요.

119종합상황실 : 예.

신고자(남성) : 예.

 
저작권자 © 뉴스버스(Newsvers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