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시 "日, 오염수 해양 방류 선택은 정치적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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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기자 

 

그로시, 연합뉴스 조선·중앙·한국일보 JTBC 인터뷰

"최종 보고서, 전문가 이견 없었다…일본 편향 아니다"

그로시 "(오염수) 마실 수 있으며, 수영도 할 수 있다"

민주, 그로시 '오염수 마시고 수영' 발언에 "홍보 대사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면담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IAEA 최종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내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이견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방한 중인 그로시 사무총장은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부 이견이 있었다는 로이터 보도와 관련해 “(보고서에 참여한) 그 어떤 전문가도 그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는 IAEA의 최종적이고 종합적인 보고서”라며 “한 전문가가 다른 의견을 가졌다고 보도된 걸 봤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모르겠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이 보고서는 규칙과 기준에 맞게 작성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 'IAEA보고서가 일본의 요청으로 작성돼 일본에 편향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IAEA 보고서는 전혀 일본에 편향된 게 아니고, IAEA가 한 일도 일본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부인하면서 “일본은 자신들의 처리 절차가 국제 안전 규범에 맞는지 살펴봐달라고 IAEA에 요청한 것이고, 이것은 오히려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로시 "日, 오염수 해양 방류 선택은 IAEA 판단 사항 아니다"

그는 ‘일본의 해양 방류가 유일하거나 최선의 방식이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정치적인 결정이고, 정치적 결정을 판단할 수는 없다”면서 “만약 원자력 안전 조치를 어기는 일이 있다면, 그때 그건 맞지 않다고 말할 권한이 있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규범에 맞는다는 것만으로 어민이나 부모의 입장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를 떨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자 “동의한다”며 “그래서 어민들이나 (보고서의 결론에) 동의하지 못하거나 화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무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거나 공포에 빠진 이들을 찾아가 ‘이건 그런 일이 아니다’고 말하는 건 (국제기구로서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보고서가 일본 정부의 방류 스케줄에 맞춰 발표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일본이 언제 방류를 시작하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일본이 방류 계획을 처음 밝히고 그 계획을 IAEA에 평가해달라고 한 게 2021년인데, 그로부터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2년이 걸렸고 이건 매우 긴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어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를 바닷물로 희석해 농도를 낮춘다는 일본 측 계획을 우려하는 시선에 대해 “희석을 통해 농도를 낮춰 방류하는 방식은 특별한 게 아니다”며 “한국, 중국, 미국, 프랑스 다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장기간 방류 해양 환경 영향?…그로시 "기준치 이하면 영향 없다"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기준치 이하라고 하더라도 해양 방류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건강이나 해양 환경에 영향이 없다고 확신하느냐’는 질문에는 “기준치 이하라면 당연히 영향이 없다”며 “우리는 일상에서 방사능에 노출돼 있고, 우리 인체도 방사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허용기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한국에 입국할 당시 공항에서 맞닥뜨린 자신의 방한 반대 시위에 대해선 “민주주의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민주국가이고 당연히 사람들은 시위를 할 수 있다. 내가 여기 온 것도 아마 많은 이들이 가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저녁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에 도착, 시민단체의 항의 시위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앞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 방문을 마치고 한국에 입국하던 7일 밤, 김포공항 1층 귀빈용 출구 앞에서 방한 반대를 외치는 수십 명의 시위대와 맞닥뜨렸다. 시위대는 ‘IAEA 일본 맞춤 보고서 폐기하라’ ‘IAEA 사무총장 방한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IAEA에 대해 원자력 이용을 촉진하는 이익단체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지적을 받자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원자력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2,3차 시료검증 뺐다?…그로시 "IAEA, 모든 것 점검하는 건 아니다"

이어  IAEA가 최종 보고서에 오염수 시료에 대한 2,3차 분석 결과가 담기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보고서는 물을 처리하는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하기 위한 것이고, IAEA가 가능한 모든 것에 대해서 점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IAEA가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그대로 계획을 '승인'해줬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IAEA는 물 처리 방법을 권고하지 않는다”며 “물을 처리하는 방법에는 다섯 가지가 있지만, 일본 정부가 해양 방류를 선택했고, 우리는 그들의 (오염수 안전성 관련) 분석이 국제 규범을 따르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셔서 안전성을 증명하겠다는 (한국의) 정치인이 있는데, 그 정도로 안전한 건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당연하다”면서 “나도 (오염수를) 마실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물을 가리키며 “저기에도 삼중수소가 들어있다”며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는) 국제적인 기준 이하”라고 덧붙였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조선일보 중앙일보 연합뉴스 한국일보 JTBC 등 국내 5개 언론사와만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9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와 면담한 뒤 뉴질랜드로 이동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IAEA가 일본의 방류 계획을 지지하거나 권장하는 게 아니라더니, 갑자기 오염수를 마시고 오염수에서 수영을 한다고 하느냐”며 “IAEA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비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논평에서 “IAEA 사무총장이 핵 폐수 방류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으니 기가 막히다”며 "한·일 국민의 두려움을 걷어내는 것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와 데이터지, 그로시 사무총장의 오염수 마시기와 오염수 수영하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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