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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尹, 동문서답·궤변의 140분 회견...김건희 특검 수용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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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동 기자
 
 
 

尹 "국회가 특검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 꾸리는 나라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140분간 이어진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본인과 김건희 여사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선 궤변과 핵심을 비껴난 장황한 동문서답으로 피해나갔다. 전체적으로 ‘사과’와 ‘죄송’을 여러차례 언급했지만, 정작 어떤 부분에 대한 ‘사과’ ‘죄송’ 인지에 대해선 두루뭉술했다. 

심지어 김 여사의 공천·인사 등 국정 개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국정농단이라고 한다면 국어사전을 다시 정리해야 할 것 같다”고 하고, 녹음파일에 등장한 ‘김영선 해줘라’라는 육성에 대해선 “의견 개진”이라고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는 듯한 발언을 했다. 야당이 14일 본회의에 상정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야당의 특검 추천은 정치선동’이고 ‘헌법에 반하는 발상’ 등의 발언을 하며 '김건희 특검' 수용을 거부했다. 

윤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 개각, 김건희 활동 즉각 중단, 특별감찰관 임명, 국정기조 전환' 등 6가지를 요구해왔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 명태균 의혹 관련...궤변과 수사가이드라인

윤 대통령은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의혹인 ‘김영선 해줘라’라는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 부인하는 답변이었지만 오락가락이었다. 윤 대통령은 “공천개입이라고 하는 것의 정의를 따져봐야 한다”면서 “당에서 진행하는 공천 가지고 왈가왈부할 수 없고, (당시) 인수위에서 진행되는 것 꾸준히 보고받아야해서 고3입시생처럼 바빴던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당에서 공천을 진행하며 중진위원들이 (의견을) 부탁하는 경우에도 누구를 공천해줘라 이런 얘기는 한 적이 없다”면서 “(명태균씨에 대해) 고생했다는 한마디는 한 것 같고, 무슨 공천에 대해 얘기한 기억은 없다”고 공천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김영선 해줘라’라는 생생한 육성 녹음 파일에 대해 ‘전화 통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런 사실이 없다‘가 아니라 ’기억이 없다’고 변명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누구를 꼭 공천줘라 이런 것도 사실 얘기할 수도 있죠. 외압이 아닌 의견을 얘기하는 것이지만, 과거에도 대통령이 얘기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라고 했다. 설령 공천 언급을 했다고 해도 ‘의견 개진’이라는 궤변이다. ‘기억이 없다’와 ‘의견개진’은 현재 진행되는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올만 하다.

여론 조작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요구받자 “명씨한테 여론조사를 해달라는 얘기를 한 적은 없으며 (자신에 대한) 여론조사가 잘 나왔기 때문에 조작할 이유도 없다”고 했는데, 이 역시 궤변이다. 여론조사를 잘 나오게하려고, 여론 조작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인데, 여론 조사 결과가 잘 나왔으니, 조작할 이유가 없다는 동문서답인 셈이다.

또 “김건희 여사가 명씨와 대통령 취임 이후 수시로 연락했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언제까지, 왜 연락했는지 설명해 달라”고 하자 “아내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수는 없어 물어봤더니, 몇 차례 정도 문자나 이런 걸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일상적인 것들이 많아 이 자리에서 공개하기는 그렇다”고 답했다. 명씨가 김 여사와 수시로 통화했다고 하는데, 아직 확인도 하지 않고 ‘몇 차례 정도 문자’라고 했다. 다른 질문에선 “제 아내가 과오를 저지르고 불법을 저질렀다면 대통령이라도 디펜드 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아내 휴대폰’이라는 이유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모순이다. 

2. 거짓 해명 논란...‘참모의 답변 실수’ 참모탓

명태균 의혹이 제기된 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명씨와의 연락을 끊었다”고 해명했으나, 대통령 취임 무렵 전화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대선 이후 명태균씨와 정말로 소통을 끊었는지, 만약 또 통화나 문자가 공개된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받자, “대선 당선 이후 연락이 와서 받은 적이 있고, 명씨가 선거 초입에 도움을 준다고 움직였기 때문에 수고했다는 얘기도 했다고 비서실에 얘기했는데, (대변인 등이) 이렇게 저렇게 얘기하기가 어려우니까 경선 뒷부분 이후에는 사실상 연락을 안 했다는 취지로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당선 이후에도 연락 받았다는 사실을 얘기했는데,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답변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거짓 해명 논란에 대한 답변 대신 '참모 탓’으로 떠넘긴 것이다.

3. 김건희 국정개입 의혹...“국정농단 국어사전 다시 정리해야”

김 여사에게 제기돼 온 인사 및 선거 개입 등 국정 관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참모들한테 야단을 많이 친다는 말 듣고, ‘부드럽게 해’라고 하는 걸 국정관여라 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좀 도와서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한테 욕 안 얻어먹고 좀 원만하게 잘 하기를 바라는 그런 일들을 국정 농단이라 그런다면, 그거는 국어사전을 좀 다시 정리를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김 여사의 공천 및 인사 개입 의혹 등을 ‘대통령에 대한 조언’ 정도로 비틀어 김 여사의 국정개입 의혹을 부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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