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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물러나는 코로나19 방역사령관…'헌신의 시간'에 응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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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 기자 

정은경 "코로나 극복 기여해 영광이었다"

(사진=뉴스1)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마지막으로 출석,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정부측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정 청장은 이날 자리에서 "코로나19 극복에 기여할 기회를 갖게 돼 큰 보람이고 영광이었다"며 퇴임의 변을 밝혔다.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서 싸웠던 방역사령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7일 물러났다.

정 청장은 코로나19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2020년 1월부터 이후 2년 4개월간 코로나 방역사령관으로서 ‘K-방역’을 이끌어왔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의 시작은 첫 수퍼 전파자가 발생한 2020년 2월 17일이다.

정 청장은 2017년 7월부터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았고, 2020년 9월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된 뒤에는 초대 청장으로 방역 최전선에서 싸웠다. 정 청장은 1995년 질병관리본부(당시 국립보건원)에 들어온 뒤, 28년간 질병과 방역 관련 현장을 지켜왔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방역 전선에서 싸웠지만 당시 사태 확산의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기도 했다.

정 청장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직접 브리핑을 하면서 차분하고 흔들림 없는 대응과 답변으로 국민들을 안심시켰고, K방역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대구·경북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던 당시 정 청장은 머리 감을 시간을 아끼기위해 머리를 짧게 잘랐다. 또 코로나19 사태 후엔 끼니를 도시락이나 이동 밥차로 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방역전선에서 이 같은 헌신과 성실한 대응으로 정 청장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과 감동을 남겼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021년 7월 1일 백신 접종 계획을 언론에 브리핑하고 있다. 머리 감을 시간 아끼려 짧게 자른 머리.(사진=뉴스1)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됐을 때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직접 찾아 현장에서 임명장을 수여했다.  

그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2020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엄격한 방역을 장기간 시행한 탓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불만도 컸고, 다른 선진국에 비해 백신 도입 시기가 늦었다는 비판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정 청장은 퇴임 몇 시간 전인 17일에도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측 제안 설명을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했다. 정 청장은 "지난 2년간 과학 방역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백신이나 치료제 등은 임상시험을 거쳐 근거를 갖고 정책을 추진하고, 거리두기나 사회적 정책들은 사회적 합의나 정치적인 판단이 들어가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021년 10월 29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브리핑을 할 때 포착된 낡은 구두. (사진=뉴스1)

정 청장의 퇴임 소식이 알려진 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을 코로나19 방역 선도국가로 만드신 정 청장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전 대표는 "머리 다듬는 시간, 점심 먹는 시간까지 아껴 가며 업무에 집중하시고, 코로나19 상황과 방역정책을 늘 꼼꼼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신 일 등은 공직자의 귀감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2017년 질병관리본부장에 발탁됐을 때의 검은머리 말끔한 사진과 코로나19 브리핑을 하는 흰머리 수북한 사진을 나란히 올려 정 청장의 '헌신의 시간'을 보여줬다.  

이외에도 SNS에는 "고생하셨다"는 감사 댓글과 응원들이 쏟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의 후임으로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임명했다. 백 신임 청장은 2019년 12월부터 2년간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맡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정책 자문을 맡아왔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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