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기자
워싱턴포스트, 尹 방미 직전 인터뷰 보도
민주 "대한민국 대통령 맞나, 충격…무개념 인터뷰"
尹 "불법침공 당한 우크라 다양한 범위 지원 적절"
尹, 현지시간 기준 24~29일까지 방미…30일 귀국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5박 7일 일정의 미국 국빈 방문길에 오르면서 출국 인사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방미에 앞서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일본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설득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는 불법 침공을 당한 상태이고, 다양한 범위의 지원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어떻게, 무엇을 지원하느냐 문제에 있어서 우리나라와 전쟁 당사국들 간 다양한 직·간접적인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같은 발언은 윤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을 하기 직전에 공개됐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에 국빈으로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수 차례 전쟁을 경험했고, 그럼에도 전쟁 당사국들은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면서 “나는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절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거나, 일본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한국의 안보 상황이 굉장히 시급해 일본과의 협력을 미룰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윤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이기에 일본을 대변하고 있습니까?”라고 따졌다. 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일본 과거사에 대한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의 주권과 국익을 지켜야할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방미를 망언으로 시작하다니, 참으로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대통령이"이라고 했고, 박용진 의원은 "일본 총리의 망언이라 비판해도 모자랄 지경, 무지로 점철된 무개념 인터뷰"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인터뷰에 대해 추가설명 자료 배포를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 배경은) 이런 식의 접근이 미래 한일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26일 저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27일 미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에 나서는 등 현지 시간 기준 29일까지 외교 일정을 소화한 뒤 30일 귀국한다.
윤 대통령이 방미 길에 오르기 앞서 학계·시민·사회단체의 시국 성명 발표도 잇따랐다.
성균관대학교 교수·연구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성균관대 명륜캠퍼스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에는 248명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임경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의) 계속된 외교 망언으로 한국이 전쟁에 말려들지 모르는 위험에 노출됐다"며 "외교안보정책을 전면 수정하고, 국민 동의 없이 참전 행위도, 전쟁을 불러일으킬만한 직간접 도발해우이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아주대 교수들도 이날 아주대 교수와 연구자 등 71명이 서명한 시국성명서를 통해 "윤 대통령은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 기업의 기금으로 피해자들의 손해를 배상하려는 제3자 변제 방식을 제시했다"며 "이는 식민 지배의 불법성과 가해 기업들의 배상 책임을 모두 부정해온 일본 정부의 태도를 한국의 대통령이 앞장서서 이해한다고 밝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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