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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2차전지 에코프로 광풍…한화·롯데 2개그룹 살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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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률 객원기자(전 애널리스트) 

 

2차전지 광풍은 2015년 화장품주 광풍 데자뷰

2차전지 광풍 속 제주서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 개최

로봇· 완전자율주행차·UAM·전기선박 한눈에

지난해 5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 전시회에서 방문객들이 테슬라 차량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국제 전기자동차 엑스포’라는 전시회 및 컨퍼런스가 있다. 전기차 관련 전시회로서 나름 규모가 크면서 체계적이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제주도에서 하는 행사라 상징성도 높다.

국제 전기차 엑스포(IEVE, International Electric Vehicle Expo)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으며, 오는 5월 2일부터 5일까지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필자는 2019년에 이 컨퍼런스에 참가했는데, 그 이후로는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2022년 IEVE 성과를 보면 50개국 이상에서 174개 업체 및 기관이 전시를 했고, 3만0,467명이 방문해서 전시회와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이 장을 빌어 국제전기차 엑스포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올해는 전시 10주년, 제주도에 전기차가 보급된 지 11주년을 기념하여 사전 등록만 하면 전시장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방문객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IEVE는 급변하는 미래 모빌리티와 에너지 산업에 대한 최신 이슈를 선점하고,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미래 먹거리인 로봇, 완전자율 주행,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이동수단), 전기선박, 그린수소 등을 주요 아젠다로 선정하고, 전시회, 콘퍼런스, 그리고 미래 모빌리티 체험과 각종 동시 행사(국제전기선박엑스포, 국제 대학생 EV자율주행 경진대회)를 개최한다. 또한, 국·내외 투자, 국제 산업 정책, 비즈니스 컨퍼런스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전기선박, 자율주행, UAM 등 미래 모빌리티 시연·시승을 해볼 수 있다. 전시 품목은 크게 e-모빌리티, 부품 소재 배터리, 충전 인프라,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신기술, 에너지 등으로 나뉜다. 

10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전시품목 (자료 : IEVE)

국제전기차 엑스포는 전시 공간에 볼 것도 많지만, 컨퍼런스가 다양하고 알찬 만큼 미리 컨퍼런스 스케줄을 확인해 챙겨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전기차(EV) 및 e-모빌리티(Electronic mobility), 그린에너지 관련 세계적인 전문가가 130여개의 세션을 통해 다양한 글로벌 정책, 트렌드도 소개된다.

특히 세계적인 전기차 조사기관 블룸버그NEF(New Energy Finance)의 발표는 전기차 시장과 배터리를 전망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국가별로 전기차, 그린에너지, 모빌리티 정책 등을 발표하는 자리도 있는데, 흔치 않은 내용이니 귀담아들을 필요도 있다. 

주요 컨퍼런스 리스트 (자료 : IEVE)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2차전지 소재주의 광풍이 거세며, 주가 고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기차 시장 및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아무리 성장성이 높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적정가치라는 게 있는 법이다. 적정 가치를 회사의 향후 실적을 추정한 후 그 성장성에 걸맞는 밸류에이션 멀티플을 적용해서 정밀하게 산출할 수도 있지만, 단순하게 상식선에서 접근하는 방법도 있으며 때로는 이게 더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필자는 이번 전기차 소재 기업의 광풍을 보면서 2015년에 있었던 화장품주의 광풍이 떠올랐다. 그 당시 화장품주는 중국 화장품 시장이 황금알을 낳은 거대 시장이고 거기에 아모레퍼시픽, LG생건 등이 떼돈을 벌 것처럼 흥분하면서 화장품 주가가 불을 뿜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2015년 7월 그 당시 아모레퍼시틱, 아모레G 단 2개 사의 시가총액이 44조원을 넘어 섰는데 그 당시 LG 주력 5사(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유플러스)의 시가총액이 32조원이었다. 즉, 화장품을 파는 아모레 계열사 2개로 LG그룹을 사고도 남는다는 말이었는데, 이게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가로 거품 논란이 제기된 적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 화장품 주가는 지금 어떤가? 그 당시 화장품에 거는 기대는 지금의 2차전지 못지 않았다. 

지금 2차전지 소재주의 대장격인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2사의 시가총액은 무려 40조를 넘었다(4월 21일 종가기준). 에코프로 기업은 주식투자자가 아닌 일반인들한테는 생소한 기업이다. 현재 LG그룹 ICT 기업 5개사(LG전자,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의 시총은 35조원이고, 한화그룹 상장사 시총 총액은 23.4조원, 롯데그룹은 22.4조원이다. 에코프로 2개사로 LG그룹 ICT 5개사를 사고도 남고, 에코프로 2개 기업 주가가 조금만 더 오르면 한화그룹과 롯데그룹 상장사를 모두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상황이 쉽게 받아들여지는가? 한쪽이 고평가되었거나, 다른 한쪽이 지극히 저평가되었다는 말이다. 아무리 성장성이 높고 훌륭한 회사라고 하더라도 이걸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2차전지 소재주를 갖고 있는 사람들뿐일 것이다. 더군다나 늦게 들어온 사람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밸류에이션, 적정가치라는 게 주관적이기 때문에 ‘나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간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다면 계속 매달리면 된다. 하지만 찜찜하다면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2차전지 대장주와 재벌그룹 시가총액 비교.

 

권성률은 여의도 증권가에서 인지도 높은 애널리스트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IT산업을 전문 분석해왔다. KB증권, 하나증권을 거쳐 지금은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서 산업분석팀장을 지냈다. 팀원들의 분석보고서를 감수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자동차‧미디어‧통신 산업도 훈수 정도는 할 수 있다. 한국경제‧매일경제 베스트애널리스트 1위에 여러 차례 올랐고, 펀드매니저와 기업 임직원 팬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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