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경찰, MBC·기자 압수수색…과잉·보복수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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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한동훈 장관 개인정보 유출 혐의 압수수색

해당 기자 '이XX~바이든·날리면' 보도 당사자

MBC "전례 찾기 힘든 심각한 언론탄압"

언론단체 "언론자유 더 이상 망가뜨리지 말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MBC 임모 기자와 MBC본부 뉴스룸, 국회 의안과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 과잉수사 논란을 낳고 있다. 임 기자는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이XX가~ 바이든‧날리면’ 논란으로 이어진 비속어 발언을 보도한 당사자다. 이날 압수수색은 ‘바이든‧날리면’ 고발 사건으로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보복 대응’ 논란도 일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 수사 관계자들이 30일 MBC 뉴스룸에서 압수대상물이 없음을 확인한 뒤 철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찰은 30일 오전 임 기자의 자택과 차량 압수수색을 통해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이어 임 기자가 소속된  MBC뉴스룸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MBC기자들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1층에서 진입을 막아 대치 상황으로 이어졌다.

MBC관계자는 “경찰과 대치 끝에 MBC관계자와 사내 변호사 등이 참여한 상태에서 관련 자료 열람에 합의하고 경찰 관계자들이 임 기자 자리를 확인했으나 압수 대상물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철수했다”고 말했다. 

임 기자가 유출했다는 한 장관 관련 개인 정보는 1년여전 한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배포된 인사청문회 검증 자료에 포함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법무부가 인사청문회 용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공한 자료를 임 기자과 취재한 뒤 '시민언론 더 탐사'측 A씨에게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반부패수사대는 서울 강서구 김민석 구의원(무소속)이 지난달 10일 한 장관과 가족의 주민등록초본과 부동산 매매계약서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이 있다며 자신에게 자료를 건넨 A씨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해왔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 “임 기자가 한 장관 인사 청문 관련 자료를 타사 기자에게 전달했는지 여부는 수사 과정에서 확인될 사안이다”면서 “그러나 임 기자 개인에 대한 개인정보 유출혐의로 MBC 뉴스룸까지 압수수색하는 것은 과잉수사가 분명하다”고 반발했다. MBC본부는 이어 “결국 개인 정보의 대상이 한동훈 장관이라는 점 또는 유출 혐의자가 MBC 소속이라는 점 등이 고려된 과잉수사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MBC 뉴스룸을 압수수색 하는 것은 그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언론 탄압이다”고 밝혔다.

방송기자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언론 6개 단체도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압수수색은 언론사에 대한 부당한 압박으로 볼 수 밖에 없는 과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들 언론단체들은 “윤석열 정권은 지난 1년 동안 외교무대 비속어 파문, 대일외교 등 여러 논란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비판 언론을 공격해왔다”면서 “비상식적 뉴스룸 압수수색 시도는 수사 목적과는 별개의 언론탄압 시도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언론단체들은 이어 “대한민국 언론자유를 더 이상 망가뜨리지 말라”면서 “헌법적 기본권인 언론 자유를 짓밟는 권력의 횡포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워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한동훈 장관은 이날 오후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과 만나 ‘보복‧과잉 수사’ 지적에 대해 “저는 수사 주체가 아닌 피해자”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누군가를 해코지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나 수십 년간의 주소 내역 등이 담겨 있는 개인정보를 유포하고, 악용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면서 “저 아닌 다른 국민에 대해서도 당연히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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