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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대구 퀴어축제 충돌…막아선 홍준표 vs '집회 보장'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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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퀴어축제 충돌…막아선 홍준표 vs '집회 보장' 경찰 < 포토‧비디오 < 기사본문 - 뉴스버스(Newsverse)

이대 기자 

 

홍준표 "대구경찰청장 책임 묻겠다"

대구 경찰 "검사 출신이 왜 이러시나"

(사진=뉴스1)

대구에서 17일 퀴어문화축제 행사가 열리기 직전, 축제 행사를 막으려는 대구시청 공무원들과 집회를 보장하려는 경찰이 대치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빚어졌다.

이와 관련 현장을 찾은 홍준표 대구시장은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의 교체’를 요구했고, 대구 경찰은 ‘홍 시장에 대한 집회 방해죄 입건’을 언급하는 등 양측이 정면 충돌했다. 

발단은 대구시청과 대구시 중구청 소속 공무원 500여명이 이날 오전 7시 퀴어축제행사 무대가 설치될 예정인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 전용지구에 집결해 행사 주최측의 도로 무대 설치를 막으면서부터다. 공무원 30~40여명은 행사 차량이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아섰다.

대구시와 중구는 도로법 제74조(행정대집행의 적용 특례)에 따라 퀴어문화축제 행사 개최를 위한 도로 점용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도로의 통행 및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부스나 무대 설치를 하지 못하도록 강제 집행을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대구 경찰은 오전 7시부터 축제 주최 측과 시·구청 및 퀴어 반대 측의 충돌 예방, 교통 관리 등을 위해 기동대 20개 중대 1,300명과 교통 및 일반직원 200명 등 1,500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대구 경찰은 대구시와 달리 퀴어 축제가 적법하게 신고된 집회로 도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7일 대구 중구에서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사 차량의 진입을 막는 공무원들을 경찰이 해산시키기 위해 밀쳐 내는 과정에서 서로 뒤엉켜 있다. (사진=뉴스1)

경찰은 행사 차량의 진입을 막아서는 공무원들을 몸으로 밀쳐냈고, 이 과정에서 대구 공무원과 마찰이 빚어졌다. 공무원들은 밖으로 밀려나면서 “시민 기본권 가로막는 경찰은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고, 한 공무원은 길 바닥에 넘어져 부상을 입기도 했다.

홍 시장은 현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불법 점거 시위를 보호하기 위해 공무원들을 밀치고 대중교통 통행권을 제한했다”며 “대구경찰청장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아마 전국 최초로 있었던 일”이라며 “과연 이게 정당한 일인지 가려보겠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 기자회견 이후 공무원들은 퇴거했고, 이후 퀴어문화축제 행사는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정상적으로 열렸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전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리는 퀴어축제현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도로 불법 점거는 막아야 한다’고 하니 되레 ‘집회 방해죄로 입건할 수도 있다’고 겁박하는 간 큰 대구경찰청장”이라며 “시민 불편을 초래한 대구경찰청장은 교체됐으면 한다. 더이상 대구경찰청장을 믿고 대구시 치안을 맡기기 어렵다"고 경찰을 비난했다.

반면 대구경찰청 직장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검사 출신으로 누구보다 법을 잘 아시는 분이 왜 이러시는지 의문”이라며 “홍 시장의 이 같은 행동은 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이려는 것(자기기인·自欺欺人)”이라고 비판했다. 대구 직협은 또 “2009년부터 15년 간 안전하게 관리된 대구 퀴어축제가 올해만 왜 이런가”라며 “홍 시장은 더 이상 대구경찰의 명예와 자긍심에 상처주지 말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구지법은 동성로 상인들이 퀴어문화축제 주최 측을 상대로 제기한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상인들의 재산권과 영업의 자유 제한 정도가 표현의 자유보다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난 15일 기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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