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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전현희 감사회의록 봤더니…감사원장도 못 말리는 '총장님' 유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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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감사회의록 봤더니…감사원장도 못 말리는 '총장님' 유병호 < 이슈 < 기사본문 - 뉴스버스(Newsverse)

김태현 기자 

 

시작부터 주심 감사위원과 최재해 원장 제척 놓고 충돌

감사원장, 발언권 얻고 말하라고 했지만 '안하무인'

감사위원에게 "사실관계 정확하게 심의하라"고 면박

감사원장이 '총장님, 총장님, 총장님' 제지하기도

뉴스버스, 국회 통해 11시간 감사위원회 회의록 224쪽 입수

지난해 10월 11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한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 손으로 입을 가리고 귀엣말을 하는 이가 최재해(왼쪽) 감사원장이고 듣는 사람이 유병호(오른쪽) 사무총장이다.

[뉴스버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특별감찰 결과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유병호 사무총장이 감사원장이나 감사위원의 말을 끊는 상황들이 확인됐다. 유 사무총장은 조은석 주심 감사위원의 검토 의견에 날을 세운 발언들을 하면서 조 위원과 충돌했다.

뉴스버스가 확보한 지난 1일 감사위원회 회의록에는 당시 회의 상황이 담겼는데, 유 사무총장의 '고성'은 문서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발언이 과격해지자 최재해 감사원장이 유 사무총장을 말리고, 일부 위원들은 유 사무총장의 태도를 지적하는 부분은 확인됐다.

YTN은 지난 15일 조 위원을 취재 소스로 "사무총장이 감사위원들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시로 말을 자르고 끼어들거나 타박하고, 회의가 잠시 중단되자 고성을 지르며 밖으로 나갔다"고 보도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8일 감사원을 방문해 주심위원 검토보고서와 회의록 등에 담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감사위원회 회의 녹음파일 제출을 요구했지만 확보하지 못했다. 

"궤변" "법 조롱하냐"…유병호, 감사위원에 거침없는 발언 

당시 감사위원회의는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해 오후 8시 18분까지 11시간 가량 마라톤 회의로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는 최재해 감사원장과 주심인 조은석 감사위원을 비롯해 유희상, 임찬우, 김인회, 이미현, 이남구 감사위원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유 사무총장과 최근 조 감사위원의 글을 직접 반박한 공직감찰본부장도 나왔다.

조 감사위원에 대한 유 사무총장의 거친 발언은 회의 시작 직후부터 나왔다. '공직자 복무관리실태 등 점검' 감사사항에 대한 안건을 설명하라는 최 원장의 발언 이후 조 감사위원이 감사원장의 제척 여부를 정식 안건으로 올려 판단하자는 의견을 내자마자다. 

애초 최 원장이 위원회에 참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권익위가 최 원장의 '호화 관사' 의혹을 조사하고 있었고, 전 전 위원장은 최 원장과 유 사무총장이 자신에 대한 사퇴 압박을 위한 '조작 감사'를 벌이고 있다는 이유로 공수처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유 사무총장은 "유관기관에서 이미 제척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이 끝났다"면서 "왜 창피하게 감사원이 논의를 하냐"고 격하게 반발했다.

권익위는 지난 5월 9일 "다른 기관 공직자가 상호 조사·수사하게 된 경우 이해충돌이 발생해 신고·회피하는 게 바람직해 보이나 해당 조사를 회피하기 위해 악용할 소지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해석·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냈다.

최 원장이 유 사무총장에게 발언권을 얻고 얘기해달라고 말했지만, 유 사무총장은 조 감사위원의 발언 중간에 끼어들어 "궤변이다. 권익위 판단이 있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말했다. 조 위원이 "감사원법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처리하자"고 발언하자 유 사무총장은 검사 출신인 조 위원에게 "지금 말씀하는게 감사원법 위반이다. 법을 조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장님, 총장님, 총장님"…사무총장 말리는 감사원장

전 전 위원장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사건 조사업무 방해 의혹과 관련된 안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유 사무총장은 감사위원들의 말을 끊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조 감사위원 뿐만 아니라 다른 감사위원의 발언 중에도 유 사무총장의 '안하무인' 태도가 계속되자 항의를 하는 위원도 있었다.

이날 참석한 한 감사위원은 의사진행과 관련해 "위원들이 의견을 형성해서 발언을 하는데 중간에 말을 끊고 들어오는 것은 좋은 회의 태도는 아니라고 본다. 의견 형성 과정에서 충분히 심사숙고해서 발언하고 있는데 중간에 말을 끊고 들어오는 것은 좋은 회의 태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지칭 대상 언급이 없었지만, 최 원장이 회의 시작부터 발언하려면 반드시 신청해라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감사위원의 발언을 끊고 자신의 말을 하는 유 사무총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유 사무총장은 최 원장이 "잠깐만, 잠깐만"이라고 제지하는데도 불구하고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인정하고 심의를 해라"라고 발언했고, 과열된 분위기를 막기 위해 최 원장은 "총장님, 총장님, 총장님"이라고 말렸다.

유병호, 감사위원 의결에도 '안하무인'식 불만 표출 

감사원 사무총장은 회의에 참석할 수 있지만, 의장이나 감사위원과 달리 의결권은 없다. 감사위원회 의결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얘기할 수는 있지만, 이를 강제할 수 없다.

전 전 위원장이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과 관련, 추 전 장관에게 유리한 유권해석을 지시한 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권해석에 관해 제가 개입한 것은 전혀 없다"고 증언한 사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조 위원은 권익위 A국장 진술이 모순된다며 ‘불문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유 총장이 "이 사건은 심플하다. (전 전 위원장이) 거짓말을 시키고, 국회에 가서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조 위원이) 지엽적인 증거를 가지고 납득하기 어려운 말씀을 하신다"고 반발했다.

회의록에는 유 사무총장이 의장인 최 원장에게 '안하무인식' 반발을 하는 부분도 포착된다. 감사위원회에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과 관련한 유권해석 문제에 대해서 '불문' 결정을 내렸다. 최 원장이 이에 대해 '의결' 됐다고 확인하자 유 사무총장은 "감사위원회의 심의권 범위 일탈이다"고 항의했다. 최 원장이 여러 차례 "의결됐다"는 점을 강조하는데도 불구하고, 건건이 "기초 사실관계는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판단해야 한다"거나 "범위 일탈이다" "아무 조치가 없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대놓고 항의했다.

이후 회의록 나머지 부분에서는 유 사무총장의 발언은 확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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