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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단독] 한국노총 건설노조, 이해관계 정치인들에게 '불법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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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노총 건설노조, 이해관계 정치인들에게 '불법 후원'

 

 

건설노조, 환노위 소속 박대수·김성원 의원에게 불법 후원금

충청지역 이장섭 의원에게도 '쪼개기' 수법 정치자금 제공

타워분과, 후원 뒤 "민주노총 불법행위 공론화해달라"민원

박대수 "후원금 입금 알 수 없고, 타워분과 노조 만난 적 없다"

김성원·이장섭 의원 "건설노조 후원 사실 몰랐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건설산업노조(이하 건설노조)가 불법 '쪼개기 후원'을 통해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건설노조 산하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이하 타워분과)는 박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한 뒤 박 의원 측을 찾아가 후원 사실을 알리고 민원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을 지낸 노동계 출신 인사로 노동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20년 8월부터 국민의힘 노동위원회의 위원장직도 맡고 있다.

미래통합당 박대수 의원이 지난 2020년 8월 20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1. 건설노조, 노조비 빼돌려 박대수 의원 '쪼개기 후원'

2020년 11월 26일 건설노조 본부노조 상근직원 3명은 진병준 건설노조위원장의 지시를 받고 박 의원 후원계좌에 각각 100만원씩 총 3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입금했다. 이 돈은 진 위원장이 아들 명의 통장을 통해 노조비를 횡령한 자금 일부다. (관련기사 ▶진병준 건설노조위원장, 직원 상여금도 '줬다 뺏는'방식으로 빼돌렸다)

이와 별도로 진 위원장도 자신의 이름으로 박 의원에게 100만원을 후원했다. 이날 건설노조 본부노조가 박 의원 측에 후원한 돈은 총 400만원이다.

건설노조의 박 의원에 대한 쪼개기 후원은 정치자금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불법행위다. 정치자금법 제31조는 법인 또는 단체 정치자금 기부를 금지하고 있다. 또 정치자금법 제2조 4항은 1회 120만원을 초과하는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경우 실명이 확인되는 방법으로 기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같은 날 박 의원 뿐만 아니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도 300만원씩을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했다. 김 의원은 국회 환노위 소속이고, 이 의원은 건설노조 본거지를 두고 있는 충청도에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민석 법률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노조비를 빼돌려 개인이 후원하는 것처럼 속여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은 명백한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설노조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을 국회의원들이 알고 있었다면 의원들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 받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가 2017년 11월 22일 국회 앞에서 건설근로자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할 당시 한국노총 부위원장으로 참석한 박대수(가운데) 국민의힘 의원(가운데)과 진병준 건설노조 위원장. (사진=건설노조 홈페이지)

2. 타워분과, 박대수 의원에 후원 사실 알리고 민원 제기

또 건설노조 산하 타워분과도 건설노조 본조와 별도로 박 의원에게 '쪼개기' 방식을 통해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조합 간부들이 박 의원에게 후원 사실을 알렸다. 당시 민주노총과 갈등을 빚던 한국노총 건설노조 소속 타워분과는 박 의원에게 갈등 해결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뉴스버스가 21일 확보한 건설노조 타워분과의 2020년 12월 14일 회의자료에는 2020년 11월 27일 박 의원 면담 사실과 정치자금 후원 내용이 기록돼 있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박 의원 면담 당시 건설노조 본조와 타워 분과의 후원 내용을 알렸고, 우리쪽 민원 내용도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김남균 타워분과 본부장도 "정치자금을 후원하고 박대수 의원실을 찾아 면담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당시 민주노총의 불법행위 때문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

17차 분과대표자회의
-27일 국민의힘당 - 박대수 국회의원 면담
#우리 분과 300만원, 본조 400만원, 총 700만원 후원하였고 우리쪽 현 상황을 알아보고 긍정적으로 도울 방법을 검토중이다.

(중략)

18차 분과대표자회의
-박대수 의원 (국민의힘 면담)
#서울 동부지청, 의정부지청, 고용노동부 본부쪽 3곳 연락 후 연락주기로

2021년 1월 27일 회의자료에는 "2월 국회 업무보고시 공론화 작업"이라고 적혀 있었다. 박 의원을 통해 민주노총과의 갈등 과정에서 한국노총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공론화를 시도한 정황으로 판단된다. 

2차 분과대표자회의
-28일 박대수 의원 미팅 예정 (2월 국회 업무보고시 공론화작업)

2021년 2월 3일 타워분과 회의자료에서는 타워분과가 박 의원에게 추가 정치자금을 후원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당시 박 의원과 면담을 한뒤 3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대수 의원 추가 후원지원의 건
#지난 1차 후원처럼 30명 선발후 1/29일쯤 교선국 요청 지원한다.

또 2021년 2월 25일 타워분과 회의자료에는 박 의원 측이 타워분과를 도울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한 내용과 박 의원 추가 정치자금 지원에 관한 내용이 함께 적혀있다.

2-2차 전차 분과대표자회의
-28일 박대수 의원 미팅예정
#비서관, 보좌관과 논의후 도움방법을 모색해보겠다.

(중략)

▶기타안건
#10만원 지원한다. - 박대수의원 추가 후원지원의 건
#지난 1차 후원처럼 30명 선발 후 1/29일쯤 교선국 요청 지원한다.

특히 이날 문건에는 회의에 참석했던 타워분과 관계자가 회의 내용 일부를 자필로 기록한 것도 적혀있다. 이 관계자는 박 의원 후원 관련 문구 옆에 '대충강(대전·충청·강원) 5명 오십만 지원'이라고 적었다. 또 이 문건에 '박대수 의원 진행 사항'이라며 '기획취재 희망', '부당노동행위 건수, 정수 상황 파악', '상황발생시 취재'라는 내용도 회의 참석자 자필로 적혀있다.

이 같은 회의자료로 보면, 건설노조 타워분과가 정치 후원금을 제공한 뒤 박 의원에게 민원을 요청했고 박 의원이 이를 들어줬던 것으로 보인다.  

타워분과 한 관계자는 "당시 내가 속한 지부에서는 조합원 개인 돈이 아닌 조합비에서 빼내 박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남균 본부장은 "우리 분과는 합법적으로 개인이 10만원씩 후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지부별로는 어떻게 후원했는지 내가 직접적으로 알지는 못한다"고 했다.

<반론>

박대수 의원은 뉴스버스와 전화통화에서 "건설노조 본조와 타워분과가 후원한 사실을 몰랐고,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다"면서 "타워분과 조합원들을 만난 적도 없다"고 반론했다. 

반면 박대수 의원실 관계자는 "후원 계좌 입금내역을 확인해보니 건설노조 관계자들로부터 100만원씩 400만원이 입금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타워분과에서) 10만원씩 들어온 것은 저희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타워분과에서 의원실을 방문한 것은 사실이나, 박 의원을 면담하지는 않았고, 보좌진을 만나 민원 내용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민원을 들었지만, 의원실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행동을 한 일은 없다"며 "고용노동부에 (타워분과 민원과 관련해) 전화를 한번 했지만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라는 얘기였을 뿐이다"고 말했다.

김성원 의원 측은 "확인해 보니 300만원이 입금된 명단은 있다"면서도 "우리는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라 왜 우리에게 후원을 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장섭 의원 측은 "정치후원금을 입금한 사람들 면면을 우리가 알 수 없고, 또 노조가 우리에게 이런 후원을 할 이유도 없다"며 "구체적인 내역을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진병준 건설노조위원장에게도 수 차례  전화를 하고 관련 의혹에 대한 반론을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진 위원장은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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