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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여론조사 별 의미 없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정세 오판

by 뉴스버스1 2022.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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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착각1, 과거 정권교체 대통령과 비슷한 여건에서 출발

윤석열의 착각2, 박근혜 전 대통령 방문과 화해가 국민통합

윤석열의 착각3, 대선에서 이겼으니 당선인 결단대로

문 대통령 긍정평가 상승은 윤 당선인에 대한 반사이득 측면

대통령 집무실 이전 시도,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추진 및 취임식 초청을 보라. 윤석열 당선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대선 승리 직후부터 정세를 오판하고 있다. 정권교체를 달성했으니 정권교체로 들어선 김대중 정부, 이명박 정부와 비슷한 여건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천막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의 딜레마, 역대 최소득표차 신승과 취임전 민심 이반

미디어헤럴드의 의뢰를 받은 리얼미터가 지난 3월 21일~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12명에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정수행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다. ‘잘할 것’은 46.0%(매우 잘할 것 28.8%, 약간 잘할 것 17.2%), ‘잘못할 것’은 49.6%(전혀 잘하지 못할 것 37.5%, 별로 잘하지 못할 것 12.1%)였다. (97% 무선, 3% 유선 자동응답조사로 진행되었고, 응답률은 7.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역대 당선인들의 긍정 전망치와 견줘보자.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79.3%, 문재인 대통령은 74.8%였다. ‘정권교체로 탄생한 대통령’이라는 공통점이 있음에도 윤석열 당선인과는 큰 격차가 난다. 대선에서 3.55%포인트로 신승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64.4%를 받았다.

하지만 윤석열 당선인은 그보다도 훨씬 작은 차이로 신승했거니와 취임하기도 전에 그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이 상당수 등을 돌린 상태다.

윤석열 인수위에 대한 낮은 기대치와 쌍을 이루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받는 국정운영 긍정평가치다. 이번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지난주 대비 4.0%포인트 상승해 46.7%를 기록했다. 당선인 긍정 전망치 46.0%보다 높다. 문 대통령의 3월 직무 긍정률은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하기 전인 2월보다 오히려 더 높은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 문 대통령이 도대체 무엇을 잘했다고 지지율이 오를까. 원인은 당선인과 국민의힘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임기 후반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두 가지 때문이다. 하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그 결과로 맞은 탄핵 사건 덕분이었다. 둘째, 국민의힘은 그 이후에도 ‘개혁보수’를 정립하는 데 실패했고 이명박, 박근혜의 그림자를 걷어내지 못했다. 물론 문 정권은 실패한 정권이다. 반사이득에 안주하며 오만한 국정운영으로 일관하다 정권교체 지지 여론을 50% 이상으로 불리더니 결국 대선에서 졌다. 하지만 국민의힘도 정권교체 여론을 온전히 모으지 못했다. 그 결과가 초박빙 승부다.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도 박빙 승부로 정권을 잡았지만, 비지지층이 강한 반대층으로 결집하지는 않았다. 김대중 정부는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로 들어선 정부였고, 노무현 정부의 이미지는 ‘가장 비주류적인 정부’라는 것이었다. 이들 정부 모두 이른 시기에 지지율 하락을 겪으며 힘겨운 말년을 보냈으나, 퇴임 직후부터 평가가 호전된 것을 보면 부정평가층 중 거센 비토층은 생각보다 제한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제3차 전체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이명박·박근혜 시대 귀환' 시그널 만들어

반면 이번 대선 기간에서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의 캠페인은 ‘전에 없던 새로운 정부’라는 기대감보다 ‘이명박·박근혜시대의 귀환’이라는 불길함을 더 키웠다. 윤석열 지지층의 일부는 거기에 문제의식이 없었고, 나머지 일부는 찝찝하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지지했다. 그리고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은 절반 가까운 투표자는 일찍 기대를 접고 새 정부를 경계하고 있다.

당선인은 대구에 자택을 마련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하며 취임식에 초청하고자 한다. 당선인은 국정원 댓글 사건과 국정농단 게이트를 수사했던 자신이 박 전 대통령과 ‘악연’을 맺었기에 이를 푸는 것이 ‘국민통합’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하지만 다수 국민에게 박근혜와 윤석열은 ‘같은 진영’ 사람일 뿐이다. 당선인은 ‘윤석열의 승리는 박근혜 세력의 재기’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도 화근을 자초했다. 모든 조사에서 ‘집무실 이전 반대’가 확실히 높게 나타났다. 반대층은 물론이고 지지층 일부까지 실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도 당선인은 "지금 여론조사 결과가 몇대몇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 국민께서 이미 정치적으로 역사적으로 결론을 내렸던 것”이라고 이미 ‘제왕적 대통령’의 자세로 정신 승리중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자신이 소수파임을 깊이 인식하고 도리어 그것을 승부수로 쓰면서 각각 정권 재창출과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었다.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다’는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국민들이 총선에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법이다. 하지만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에서 이긴 쪽 마음대로 하는 게 당연하다’는 태도다. 국민들이 이재명보다 윤석열에게 표를 약간 더 얹어준 데는 ‘잘못하더라도 여소야대 국회의 견제를 받을 것’이라는 안심도 한몫했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국민들은 여소야대 국회를 유지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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