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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대남 전략' 이준석, '갈등유발 정치로 비호감에 포위'

by 뉴스버스1 2022.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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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지지로 40세대 포위' 구사 이준석, 청년여성 호감도 꼴찌

이준석, 이대남 지지 홍준표에도 밀리고, 전체 호감도도 꼴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8개부처 장관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여가부 폐지'를 공약했으나, 정부조직개편 없이 여가부 장관에 박근혜 정부에서 고용복지수석을 지낸 김현숙(왼쪽에서 두번째) 당선인 정책특보를 지명했다. (사진=뉴스1)

윤, 여가부 폐지 공약 유예 왜?…청년여성 역결집 두려워한 듯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포함한 정부조직 개편을 연기했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청년 여성들이 지난 대선 막판처럼 결집하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청년 여성 호감도가 높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선거 일주일 전쯤 3자구도 여론조사에서 약 7% 지지율이 나왔지만, 실제 득표율 2.3%에 그쳤다. 이재명 후보가 0.73%포인트까지 따라잡은 원동력이, 심상정에서 이재명으로 옮긴 표심에서, 그중에서도 특히 청년 여성으로부터 나왔다.

이재명을 향한 청년 여성의 (역)결집이 얼마나 매서웠는지, 또 국민의힘이 자초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여론조사가 있다. 대선 직후인 3월 11일부터 14일까지 <시사IN>의 의뢰를 받은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2천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다. 설문 항목이 많아 전화로 하지 않고 웹조사를 실시했다. 웹조사는 인터넷폴이 아니며 기관이 보유한 패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을 발송해 응답케 하는 것이다. 응답률(협조율)은 요청 대비 20.6%고,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허용 표집오차는 ±2.2%포인트였다. 

이 조사는 문재인 대통령, 유력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 제3지대 주자였던 심상정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경선 유력주자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의원, 그리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 정치인 8명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했다. 응답자로 하여금 0점에서 100점 사이에서 ‘호감온도’를 표하게 해서 평균치를 내는 방식이었다. <시사IN>은 이중 20대 남성, 여성의 호감도에 중점을 두고 별도의 기사를 내기도 했다. (관련기사 ▶ 20대 남자 비호감 1위 심상정, 20대 여자 비호감 1위 이준석 - 시사인)

20대 남성에서 가장 호감도가 높은 정치인은 이준석 대표가 아니었다. 1위는 홍준표 의원으로 50.7이 나왔다. 2위는 안철수 대표로 47.3이었고, 이 대표는 간발의 차이인 46.4로 3위를 차지했다. 홍 의원이나 안 대표는 이 대표만큼 열성 내지 극성으로 ‘이대남 캠페인’을 하지는 않았으니 이 대표로서는 허무할 수 있는 일이다. 이대남 전략에서 이 대표에게 의존한 윤석열 당선인은 45.3으로 4위였는데, 이 대표와 별 차이가 없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이재명 이대녀 높은 호감도, 이준석에 대한 반발도 작용

20대 여성에서 가장 호감도가 높은 정치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심상정 의원으로, 각각 56.0과 55.8이었다. 그 다음이 더 놀랍다. ‘이대녀 호감도 3위’는 이재명 고문이었는데 무려 48.9가 나왔다. 윤석열(21.1), 홍준표(29.5)를 압도하는 것은 물론 이대녀에서 선전한다고 평가받았던 이낙연(38.7), 안철수(37.6)를 넉넉하게 따돌렸다. 왜 놀라운가. 한국갤럽이 지난해 11월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대 여성의 이재명 호감도는 28%에 불과했기 때문이다(당시 조사는 ‘호감/비호감’ 중 하나를 선택하는 ‘2점 척도’였고, 시사IN 조사는 응답자 각각이 0~100점에서 매긴 점수를 평균냈다는 방법상의 차이는 있다).

이재명 고문의 이대녀 호감도가 낮았던 이유는 민주당 자체에 대한 실망도 깔려 있겠지만, 이 고문이 얽힌 스캔들에서 그가 적대했던 상대들(형수, 여배우)이 여성이었다는 점, 김남국 의원을 필두로 안티-페미니즘 남성들의 환심을 사려 했다는 점 등도 있었을 것이다. 그랬던 이 고문의 20대 여성 호감도가 대선 직후 조사에 이르면서 대폭 오른 배경은 무엇일까. ‘이재명이 싫지만 윤석열과 이준석이 너무 싫어서 찍는다’의 수준을 넘어, 급기야 대선 전후로 ‘이재명이 좋아졌다’를 이끌어낸 요인은 무엇일까. 이 고문 나름대로 여성운동가 박지현 씨 영입 등의 노력을 꾀하고 선거 막판 성평등 메시지를 분명하게 냈다. 이것이 전부일까. 

아무래도 윤석열 당선인과 이준석 대표의 캠페인이 젊은 여성들에게 ‘뼈에 사무치는 원한’을 안겨다준 것이 아닐까. 인터넷에 흔히 도는 표현대로 ‘XXX 때문에 OOO이 선녀로 보인다’는 말처럼. 20대 여성 호감도에서 이준석 대표는 16.7이 나왔다. 8명 중 유일하게 20 미만으로, 홍준표의 29.5와도 제법 큰 차이가 있다. 홍 의원은 이대남 안티-페미니즘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여성에게 다소 온정적인 가부장’ 이미지가 있다. 반면 이 대표는 한마디로 ‘밉상’으로 찍혀버린 것 같다. 그리고 더 불명예스럽게도 문재인 대통령이나 이재명 고문의 높은 20대 여성 호감도를 유지시킨 ‘보조자’ 노릇까지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6월 11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이 대표는 세대교체론에 힘입어 헌정사상 최초로 30대 보수정당 대표에 올랐다. (사진=뉴스1)

작년 6월 고른 지지 받아던 이준석, 9개월 만에 호감도 꼴찌

응답자 전체가 표한 호감도를 보자. 문 대통령이 44.8로 1위를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업적이나 성과를 찾기 힘들고, 북한 ICBM 발사나 청와대 특수활동비 문제 같은 악재만 있었다. 문 대통령 이후 대선 도전자들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문 대통령 호감도를 떠받치는 게 아닌가 싶다. 선거 승자인 윤 당선인은 39.4로 3위를 했고, 이 고문이 43.6으로 그보다 앞섰다. 양쪽 다 ‘저쪽을 막아야 하니 이쪽을 찍겠다’는 표심에 의존해서 50대50 선거를 만들었지만, 지지층 내부의 지지 강도는 이 고문쪽이 조금 더 단단한 듯하다.

전체 호감도에서 꼴찌는 이준석 대표였다. 심상정(36.6), 이낙연(35.8), 안철수(35.7), 홍준표(35.4)에게 모두 밀렸다. ‘대선 주자가 아니라서 밀린다’는 분석은 성립할 수 없다. 이것은 지지율이 아닌 호감도 조사이고, 가장 호감가는 특정 1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별로 응답자가 호감도를 표현하는 조사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호감도는 30에 못 미치는 27.8로 나타났다. 

격세지감이다. 지난해 6월 이준석 대표는 여러 세대에게 지지를 받으며 대표직에 올랐다. 20대 여성에게도, 국민의힘 비지지층에게도 제법 성원을 받았다. 그는 기세 좋게 ‘노년층 지지에 더해 2030의 지지를 받아내며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40대를 포위하겠다’는 ‘세대포위론’을 구사했다. 그랬던 그는 청년 여성 상당수의 경멸을 받고, 심지어 윤석열 당선인에게 투표했던 유권자들도 고개를 기웃거린다. 2030 남성의 지지가 없으면 제대로 설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문제해결이 아닌 갈등 유발의 정치를 거듭하다 보면 현 지지자들이 언제까지 지지할지도 의문이다. 이 대표는 자신이 먼저 포위되어가는 현실부터 직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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