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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재명 대표의 진짜 승부처, ‘체포동의안’과 ‘영장실질심사’

by 뉴스버스1 2023.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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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의 진짜 승부처, ‘체포동의안’과 ‘영장실질심사’ < 김수민 정치클리어링 < 이슈 < 기사본문 - 뉴스버스(Newsverse)

김수민 정치평론가 

 

尹 부정평가 60% 불구, 이 대표 호감도 1년새 5%p 하락

'증거 없음' 맞다면 당당히 법원서 영장기각시키는 게 최선

윤·국힘 지지율 고정 추세…내년 총선 민주당 선택이 좌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병원 이송 전날인 17일 오후 수척해진 모습으로 당 대표실 앞을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갤럽이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면접 조사 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긍정평가는 31%, 부정평가는 60%였다.(응답률 1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지난 4월 둘째주 이후 대통령 긍정 평가율이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부정평가율은 5개월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등의 논란이 중도층은 물론 보수층에게도 불만을 안겨주고, 해외 순방 행보가 지지율 하락을 저지하는 데도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해석된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불안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잦아들지도 모르겠지만, 윤석열 정부는 ‘대다수 국민의 반대를 대변하지 않은 정부’로 기억될 것이다. 여기에 '함량 미달'의 인사들도 장관 임명장을 기다리고 있기까지 하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견인한 것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농성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조사에 나타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3%, 더불어민주당 32%, 정의당 5%, 무당(無黨)층 29%였다. 또 ‘정계 주요 인물 개별 호감 여부’에서 이 대표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 대표의 호감도는 29% (비호감도는 61%)로, 오세훈 서울시장(35% 대 48%), 한동훈 법무부장관(33% 대 50%), 홍준표 대구시장(30% 대 55%), 김동연 경기도지사(29% 대 41%)보다 낮았다. 

이 대표는 전년(2022년) 이맘 쯤인 9월 3주차 조사에서 호감도 34%, 비호감도 56%를 나타냈다. 1년 만에 호감도가 5%포인트 하락했고, 비호감도는 5%포인트 상승했다. 한국갤럽이 9월 8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이대표의 지지율은 19%에 그쳐 1년만에 8%포인트 하락했다. 정권이 자초한 악재로 정권 부정평가층의 부정평가 강도가 점점 더 강해졌다는 점, 이재명 대표가 작년 8월 말부터 민주당 대표직을 맡아 대정부 투쟁의 선두에 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정적인 결과다. 최근의 단식농성도 대중 인식의 개선을 아직까지는 끌어내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단식 농성을 풀 수 있는 정책적 명분도 그리 마땅치 않다. 이 대표 요구사항 중 대국민사과나 내각 총사퇴는 윤 대통령이 받아들일 리가 없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를 요구했지만, 방류 전에 요구하는 것에 비해 힘이 달린다. 노란봉투법이나 공영방송 독립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라고 요구했다면 뚜렷하고 구체적인 명분을 갖출 수 있었겠지만, 민주당은 아직 이 법안들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지 않았다.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단식으로 꼽히는 1983년 김영삼 전 대통령 단식과 1990년 김대중 전 대통령 단식은 사법리스크와는 연관이 없다.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떨치겠다면 추가 결단이 필요하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해 판단을 유보해온 국민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까. 첫째, 이 대표의 행동을 지켜볼 것이다. 단식은 억울함과 저항감의 표현으로 읽힐 수도 있지만,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는 의구심도 같이 선사한다. 둘째, 사심 없는지를 본다. 곡기를 끊어 일상을 포기하는 희생도 있겠지만, 권력을 끊고 황야에 서는 투쟁도 있다. 

이 대표는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관련 두 번째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검찰이 지금까지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것이 진실이라면 당당하게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아 구속영장 기각을 끌어내는 게 최선의 방책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7일 이재명 대표가 단식 중인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국무총리 해임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 단식농성을 놓고 민주당 당내는 결집 분위기고, 체포동의안 부결론이 드높다. 그럴수록 오히려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당당하게 구속영장 기각을 이끌어낸다면, 자신의 위기를 타개하고 당에 헌신하며 정권에는 큰 타격을 줄 수 있게 된다.  

물론 대개의 인간은 최선을 추구하기보다 최악을 방지하는 쪽으로 나아가는 경향이 있다. ‘구속영장 기각’이라는 결과도 있지만 '구속'이라는 최악의 길 또한 배제할 수 없으므로 민주당은 아예 법원 문을 열지 않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경우 영장 심사를 받겠다던 이 대표의 공언은 경위를 떠나 허언이 되어 역풍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래서 민주당이 만약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다면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 대신 다른 것이라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 당 안팎에서 '대표직'을 거론하는 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 여론조사에서는 전화면접이냐 ARS냐에 따라 제법 격차가 나타나거나, 한 기관의 조사에서도 등락이 급히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점점 고정되는 추세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을 찍을지 말지를 두고 대다수 유권자는 답을 정해놓았다. 이제 남은 것은 민주당의 지지율일 것이다. 지금까지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경향성을 통해 드러난 이치가 있다. 윤 대통령의 실정이 민주당 지지율 제고에 끼치는 영향은 지극히 제한적이고, 민주당은 반사 이득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문제를 극복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체포동의안과 대표직, 두 가지 시험대가 내년 총선을 좌우할 수 있다. 

김수민은 풀뿌리운동과 정당활동을 하다 현재는 지상파와 종편, 언론사 유튜브 방송 등에서 정치평론가로 활약 중이다. 팟캐스트 <김수민의 뉴스밑장> 진행도 맡고 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경북 구미시의회 시의원을 지냈다. 시의원 시절엔 친박 세력과 싸웠고, 조국 사태 국면에서는 문재인 정권 핵심 지지층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다당제와 선거제도>(eBook) >가 있다. 

※ 뉴스버스 외부 필자와 <오피니언> 기고글은 뉴스버스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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