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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초유의 경찰서장들의 亂(난)…"행안부 경찰국 신설 중단하라"

by 뉴스버스1 2022.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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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동 기자 

 

전국경찰서장들 경찰 지휘부 해산 명령 거부하고 회의 강행

경찰서장들 "경찰국 신설 관련 법령 제정절차 보류하라"

전국경찰서장 온오프라인 189명 참석, 357명 지지표명

경찰청 "복무규정 위반 엄정조치할 것" 강경 대응 공표

(사진=뉴스1)

전국 경찰서장들이 23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전국 경찰서장회의를 마친 뒤 회의장 밖으로 나오고 있다. 

경찰 총경 계급인 전국 경찰서장들은 23일 윤석열 정부가 ‘경찰 통제’ 방안으로 추진 중인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대해 집단적이고 공개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계급 구조로 지휘체계가 뚜렷한 상명하복 조직인 경찰에서 일선 현장 경찰을 지휘하는 중추 간부 계급인 경찰서장들이 강행한 집단 반발이라는 점에서 초유의 사태이고, 향후 상당한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이날 회의 시작 직후 윤희근 경찰청장 직무대행 겸 후보자는 ‘서장회의’ 해산을 지시했으나, 경찰서장들은 회의를 강행했다.  

전국 경찰서장들은 이날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어 4시간의 논의 끝에 ‘행안부 경찰국 신설과 관련한 법령 제정 절차 당분간 보류’와 ‘각계 의견이 충분히 수렴될 때까지 행안부 경찰제도개선안 시행 중단’ 등을 요구했다.

전국 경찰서장들은 회의가 끝난 뒤 입장문을 통해 “참석자들은 민주주의 근간인 견제와 균형에 입각한 민주적 경찰통제에는 동의하지만, 경찰국 설치와 경찰청장 지휘규칙 제정 방식의 행정통제는 역사적 퇴행으로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전국 경찰서장들은 이날 논의 결과를 윤희근 경찰청장 직무대행 겸 후보자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경찰서장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전국 경찰서장들이 '서장회의 논의 결과'에 대한 공감과 지지 표명 의사로 보내온 무궁화 화분들. '국민의 경찰' 문구와 함께 경찰서장들 이름이 적힌 무궁화 화분은 350여개에 달했다.(사진=뉴스1)

이날 회의에는 전국의 경찰서장이 189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으며, 참석은 못했지만 이름이 적힌 무궁화 화분을 보내 지지의사를 공개 표명한 경찰서장도 전국 총경 계급의 과반이 넘는 350여명에 달했다. 경찰서장에 해당하는 경찰 총경급 간부는 600여명 가량이다. 

이번 회의를 제안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은 “회의에서 많은 총경들이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규칙은 법률 위반의 소지가 높다는 점에 공감하고 우려를 표했다”면서 “경찰국 신설에 찬성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류 서장은 “(경찰국 신설 강행 시) 우리가 할 수 있는 법·제도적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면서 “2차, 3차 회의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서장 회의가 끝날 무렵인 이날 오후 6시 경찰청은 “이번 총경급 회의와 관련해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모임 자제를 촉구하고 해산을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모임을 강행한 점에 대해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복무규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한 후 참석자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앞서 윤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경찰인재개발원장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해산을 지시했지만, 회의는 그대로 열렸다. 윤 직무대행 등 경찰 지휘부는 회의 전부터 전국 총경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서장회의’ 참석을 만류했다. 

이에 대해 류 서장은 “최대한 많은 총경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현장과 영상 참석을 병행하고 치안유지에 공백이 없도록 노력했다”면서 "휴일에 법적인 절차를 지켜서 참석해 규정 위반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행안부 경찰국 신설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들이 회의장 주변을 메우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회의장 주변에는 전국 경찰직장협의회(직협) 소속 경찰관 50여명이 찾아와 ‘행안부 산하 경찰국 철회’ ‘경찰 중립성 보장’ 등을 외치며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이들은 회의장 주변 곳곳에 ‘전국 서장 회의를 응원합니다’ 등이 적힌 현수막을 펴고 참석한 서장들에게 응원 박수를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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