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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윤 대통령 실언·김건희 리스크·정실 인사'가 우선 쇄신 대상

by 뉴스버스1 2022.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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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정치평론가 

 

尹지지율 20%대 대선 때 예고…투표자 절반 지지후보 불만족

尹 정권, 이재명 리스크로 반전 기대할지 모르나 가능성 낮아

尹지지율 위기는 되레 '이재명 리스크' 유예시킬 가능성 높아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잘하고 있다' 24%, '잘못하고 있다' 66%’. 한국갤럽이 지난 8월 2일부터 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또다시 최저점을 찍었다(무선 90% 및 유선 10%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실시되었고, 응답률은 11.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7월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진수 도끼로 진수선을 자르고 있다. (사진=뉴스1)

대선 당일 투표자 절반 가량이 지지 후보에 대해 '불만족'

제20대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의 반, 4분의 1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은 제20대 대선에서 예고되었던 것이다. 당시의 비호감 대선은 ‘지지하지 않는 후보를 향한 격렬한 반대’를 넘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비호감’까지도 짙은 상황이었다. 대선 당일 지상파 3사 의뢰로 3개 여론조사 기관(입소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전국 곳곳의 투표자 4,195명을 상대로 투표 후보에 대한 만족감에 대해 물었다. “만족스럽다”는 47.6%였고,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투표했다”가 49.3%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4%p).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 돌아서 있는 상태에서 지지한 국민의 절반 가량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다. 2분의 1에 2분의 1을곱한 4분의 1. 시기가 문제일 뿐 대통령 지지도가 이렇게까지 내려앉는 것은 충분히 예상했어야 하는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상대당을 큰 표차로 제쳤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너무 다름은 물론, 지지층 다수가 ‘콘크리트’를 이뤘던 박근혜 전대통령과도 비교할 수 없는 처지이다. 

중도층뿐 아니라 전통 보수층의 이탈까지 뚜렷한 것은 윤석열 정권의 밑둥을 흔들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보수’라고 응답한 층에서도 긍정 평가 44%, 부정 평가 48%로 소위 ‘데드 크로스’가 일어났다. 윤 대통령의 대선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긍정 평가는 38%에 그쳤고, 부정 평가는 절반에 가까운 48%였다. 70대 이상에서만 42 대 37로 긍정이 부정보다 높았고, 60대에서는 35 대 55가 나오는 등 전연령대에서 부정 평가가 더 높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긍정 52 대 부정 39였다. 

전통 지지층에 골몰하는 정당은 외연 확장에 실패한다. 그러나 전통 지지층이 이탈하는 정당 역시 확장에 성공할 수 없다. 정당의 전통 지지층이 갖는 역할은 앨버트 O.허시먼이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에서 설명한 ‘둔감한 고객’의 역할과 비슷하다. 허시먼은 기업이 성과를 회복시키려면 ‘예민한 고객’과 ‘둔감한 고객’이 혼재되어 있는 게 가장 좋다고 짚었다. “예민한 고객은 기업이 원상화복하도록 피드백 메커니즘을 제공하며, 둔감한 고객은 기업이 원상회복하도록 시간과돈을 제공해준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은 둔감한 고객 같은 전통 지지층이 버텨준 덕분에 선거에서 ‘예민한 고객’ 같은무당층, 중도층, 스윙 보터들의 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3월 8일 오후 전통지지층 지역인 대구를 방문, 서문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통보수층, 당세 확장 방해되면 역대 국민의힘 지도자 다 내쳤다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전통 지지층은 어차피 선거가 되면 되돌아올 거라고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전통 지지층이 민주당에 투표할 공산은 희박하다. 하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국민의힘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첫째, 전통 지지층 이탈은 지지율 수치를 낮춰, 소극적 지지층과 무당층이 정권을 만만하게 보게 만든다. 이 기간이 길어지면 전통 지지층이 복귀하더라도 외연 확장은 물 건너간다. 둘째, 전통 지지층은 타정당을 찍지 않더라도 선거 기권으로 지지 정당에게 타격을 줄수 있다. 

전통 지지층은 팬덤정치를 하는 강성 지지층과도 구별된다. 전통 지지층은 특정 인물에게 골몰하지 않는다. 특히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은 민주당 전통 지지층보다 더욱 그렇다. 당의 확장이나 재기에 방해된다 싶으면 과감히 버린다. 노태우, 김영삼, 이회창, 이명박, 박근혜, 황교안 등 역대 국민의힘 지도자들이 그렇게 내쳐졌다. 2017년 대선에서는 홍준표 후보에게 결합했지만, 정권교체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으로 2022년에는 ‘윤석열’로 지지를 옮겼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그뒤를 따를 수 있다.  

윤석열 정권이 당장 기대하는 시나리오가 하나 있다. 이재명 의원이 민주당 대표가 되면서 그 사법리스크가 크게 옮겨붙는 것이다. 근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대선캠프가 GH 숙소로 위장했다는 의혹이 점점 더 분명하게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윤 정권에게 충고하자면, 기대를 접는 게 좋다. 윤석열 정권 위기와 이재명 사법리스크 중 어느 쪽이 어느 쪽을 덮게 될지는 씁쓸하면서도 흥미로운 주제다. 수사가 어디까지 진척되는지가 관건이겠지만, 굳이 걸라면 당분간 전자가 후자를 덮는 측면이 더 클 것이다. 대중은 야당보다 여당을 먼저 바라본다. 여당을 견제하거나 심판할 수 있다면 어수룩하거나 처지는 야당이라도 그쪽에 일단 힘을 실어주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 휴가 중인 8월 3일 저녁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뒤 배우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1 / 대통령실 제공)

尹 지지율 회복, '이재명 사법리스크' 활용 아닌 자력으로 견인해야  

윤 정권의 원상회복을 돕는 것은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아니다. 자력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민주당의 사법리스크도 유예된다. 전통 지지층의 복귀를 돕는 동시에 중도층까지 잡아야 하고, 그러려면 이념과 거리가 먼 것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대통령실 정실 인사, 영부인 리스크, 대통령 자신의 실언 및 발언 회피가 대표적인 최우선 쇄신 대상이다.

김수민은 풀뿌리운동과 정당활동을 하다 현재는 지상파와 종편, 언론사 유튜브 방송 등에서 정치평론가로 활약 중이다. 팟캐스트 <김수민의 뉴스밑장> 진행도 맡고 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경북 구미시의회 시의원을 지냈다. 시의원 시절엔 친박 세력과 싸웠고, 조국 사태 국면에서는 여권 핵심 지지층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다당제와 선거제도>(eBook)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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