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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4.5 재보궐선거, 텃밭서 고비 만난 국민의힘과 민주당

by 뉴스버스1 2023.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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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정치평론가 

 

전주을 선거, 진보당 선전…민주당 철옹성 아니다는 증거

울산교육감 천창수 당선하면, ’국민의힘 패배‘ 해석될 것

청주 시의원·‘박정희 추모관’ 구미 도의원 선거도 관심 포인트

4월 5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는 선거 지역 다수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중 한쪽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던 지역에서 치러진다. 하지만 거대양당은 자신의 전통적 우세 지역에서 고비를 만났다. 

4.5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3월 25일 전주시 삼천산책로 일원에서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투표 참여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주당 텃밭이던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선거도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 이상직 전 의원의 부패 문제로 치러지는 이 선거에 민주당은 공천을 하지 않았다. 범민주당 계열의 무소속 후보들이 여럿 출마했다. 새전북신문이 리서치뷰에 의뢰해 여론조사공표 금지기간 이전인 지난 3월 28일과 29일 전주을 지역구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6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동응답방식 여론조사를 보자(오차범위 95%에 신뢰수준은 ±3.8% 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진보당 강성희 후보 28.5%, 무소속 임정엽 후보 26.7%로 양강 체제가 형성되었다. 이어 국민의힘 김경민 후보 17.4%, 무소속 안해욱 후보 11.1%, 무소속 김호서 후보 8.8%, 무소속 김광종 후보 2.8%였다. 

전주 지역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중에 진보당 소속은 없다. 그런 정당의 후보가 선두권에 들어간 것은 진보당의 지역사업이 성공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민주당에 대한 호남 민심 이반 탓이다. 무소속 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두 민주당의 지지율로 간주한다 쳐도, 진보당 후보의 지지율이 30%씩이나 나온다는 것은 이 지역이 민주당의 철옹성은 아니다는 증거다.  

선거 후반 민주당의 행태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고문이 3월 27일 전 완주군수인 무소속 임정엽 후보를 지지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탈당한 후보자는 복당시키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이 방침이 지켜질지 의문이고, 당을 거스른 박 고문에게 징계를 내릴 조짐도 없다. 박 고문의 행위는 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테지만, 끝내 임 후보가 지고 진보당이 이기면 이 부담은 대부분 민주당이 지게 된다. 

국민의힘은 울산 교육감 선거에서 곤경에 처했다. 후보자 구도는 '진보 천창수 대 보수 김주홍'의 양자 대결로 잡혀갔다. 김 후보는 많은 주민에게 사실상 국민의힘 후보로 비쳐지고 있다. 물론 국민의힘 지지자면서 나름의 기준을 따라 천 후보에게 투표하는 유권자들도 있겠지만, 그 결과 천 후보가 이기면 이것은 '국민의힘 패배'로 해석될 것이다. 

천 후보측이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은 여러가지다. 첫째, 천 후보는 울산시 교육감 임기중 안타깝게 사망한 노옥희 전 교육감의 남편이고, 노 전 교육감에 대한 지역사회의 신망도 높았었다. 둘째, 교육감 선거는 교원 경력이 없는 사람은 출마할 수 없고 천 후보도 노 전 교육감처럼 교사, 교육운동가 출신이다. 천 후보의 역량에 의문이 일지 않는 이유다. 

셋째, 아무리 울산이 영남이라도 교육 분야는 ‘진보 대 보수’에서 ‘진보’가 유리하다. 진보는 복지, 협동, 평등, 인권과 같은 가치를 선점했다. 그동안 진보 교육감들이 ‘학력 저하 현상'에 관해 비판받기는 했지만, ’보수‘라고 해서 ’학력 신장‘ 이미지가 분명한 것도 아니다.  

‘보수’ 교육의 경우 차별, 경쟁 심화 등을 연상케 하는 것이 현실인 데다가, 보수 진영 교육감 후보들은, 특히나 영남 지역후보들은 후보단일화와 진보 성향 후보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교육을 정쟁화시킨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울산 지역 교육계의 보수 진영과 국민의힘은 여기에 다같이 묶여 있다. 천창수 후보의 승리가 ‘윤석열 정권 심판’으로까지 해석될 수 있는 배경이다. 

4·5 재보궐선거 울산교육감에 출마한 김주홍(왼쪽) 후보와 천창수(오른쪽)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3월 23일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끝으로 의외의 재미가 있는 선거구들을 꼽아본다. 첫째, 이번 재보선에서 거대양당이 경합하는 경향이 가장 강한 곳은 청주시의회 나선거구로 청주시 상당구에 있다. 최근 여섯 번의 청주시 상당구 국회의원 선거만 치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4 대2’다. 반면 지난 대선에선 이 지역에선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49.37% 대 46.20%으로 눌렀다. 그해 청주시장 선거의 상당구 지역 득표율에선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6대 4’ 정도의 격차로 압도했다. 

청주 시의회의원 나선거구에는 민주당, 국민의힘, 우리공화당, 민주당 출신 무소속 후보 등 4명이 출마했다. 무소속 후보가 전직 지방의원임을 감안하면 민주당 표밭을 잠식하는 효과가 있을 텐데, 그래도 민주당 후보가 이긴다면 ‘작은 지역에서 나타난 정권 심판 표심’이 돋보이게 될 것이다. 

둘째, 포항시의회의원 나 선거구. 민주당이 특히 약한 지역으로 국민의힘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맞대결한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이 지역 2명의 시의회의원 중 1명이 무소속이었다. 물론 무소속 후보가 2인 선거구에서 2위를 하는 것에 비해 한 명만 뽑는 보궐선거에서 당선할 확률은 낮다. 그러나 경북 농어촌 지역에서 때때로 무소속의 반란이 일어날 때가 있다는 점, 김정재 국회의원에 대한 반발 민심이나 '의료폐기물 소각장' 같은 사안은 변수다.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이 이 선거구를 방문해 지원 유세를 한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셋째, 경북도의회 구미시 제4선거구다. 역시 국민의힘 승리가 유력하지만, 득표율은 살펴볼 만하다. 이 선거구에는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다. 상모사곡동은 타지 출신이나 청장년층의 비중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 생가 부근에 이미 거액을 들여 지은 시설들이 있는 상태에서 구미시와 윤석열 정부는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박정희추모관을 지으려 한다. 구미 지역내 최대 논쟁거리다. 표심이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보자. 

김수민은 풀뿌리운동과 정당활동을 하다 현재는 지상파와 종편, 언론사 유튜브 방송 등에서 정치평론가로 활약 중이다. 팟캐스트 <김수민의 뉴스밑장> 진행도 맡고 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경북 구미시의회 시의원을 지냈다. 시의원 시절엔 친박 세력과 싸웠고, 조국 사태 국면에서는 문재인 정권 핵심 지지층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다당제와 선거제도>(eBook)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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