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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美, 한국 안보실 기밀 대화 도청…한미정상회담 코앞 악재

by 뉴스버스1 2023.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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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온라인에 유출된 美 정보당국 기밀문건에 한국 도청 내용

김성한 안보실장 등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관련 논의 도청

미국 측 압박에 한국 폴란드 통한 포탄 우회지원 대화 담겨

대통령실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 할 예정"

지난달 16일 북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시 관련 국가안보실장 주재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대통령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미국의 국가안보 기밀을 담은 문건이 온라인에 유포돼 미 당국이 유포 경로 추적에 나선 가운데, 미국이 한국의 국가안보실 등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도청한 정황이 드러나 외교적 파장이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9일 브리핑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과거의 전례, 다른 나라의 사례를 검토하면서 대응책을 한번 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미국이 우리의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의 기밀 대화 등을 도청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시점에 심각한 돌출 악재라고 할 수 있다.

9일 뉴욕타임스(NYT)는 ‘서울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문제로 워싱턴(미국 정부)과 커다란 이견을 노출해왔다’는 기사에서 미 국방부가 통화·문자 감청인 ‘신호정보(signals intelligence)' 를 통해 확보한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등의 대화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은 지난 2월로 추정되는 시기에 “미국의 포탄 수출 요청에 응할 경우 미국이 이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할 것"이라며 "정부 원칙은 전쟁 중 국가에 살상용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비서관은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선 원칙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임기훈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이 3월 2일까지 최종적인 관련 입장을 정하겠다고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김성한 당시 안보실장은 “대통령의 미국 공식 방문을 앞두고 우리 정부의 살상용 무기 수출 금지 원칙을 바꾸면, 국민들이 (미국과) 일종의 거래를 했다고 오해하게 된다”면서 "대신 155㎜ 포탄 33만발을 폴란드에 수출하는 방안을 찾아보자"고 우회 지원을 거론했다. 김 전 안보실장은 “미국의 최종 목적이 우크라이나에 빨리 포탄을 전달하는 것이니, 이 방법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김 전 실장과 이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 과정에서 '블랙핑크' 공연 관련 보고 누락 등의 이유로 각각 지난달 29일과 27일 사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에 앞서 8일(현지시간)에도 “한국의 관리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해 ‘물품’을 전달해 달라고 압박할 것을 우려했다”는 기밀 문건 내용을 보도했다. 또 "다른 문건은 미국 중앙정보국( CIA)이 만든 것으로 한국 내 논의를 어떻게 파악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담겼는데, 시긴트’(신호 정보) 보고에서 확보됐다는 표현이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내용과 함께 “미국 정보 당국이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요한 동맹에 대해서도 ‘도청’을 해 왔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같은 날 문건에는 “3월초 한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고심했다고 적혀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감청 내용 중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 정부의 무기 우회 지원 내용이 포함됐다는 보도에 대해선 “보도는 됐지만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유출된 문건은 총 100쪽에 이르며, 미 국가안보국(NSA)·중앙정보국(CIA)·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등 미국 정보기관 보고서들을 미 합동참모본부가 취합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출된 미국의 기밀문건들은 채팅 플랫폼인 ‘디스코드’와 미 극우성향 온라인 게시판인 ‘포챈(4chan)’ 등에 처음 등장해 트위터와 텔레그램 등으로 확산됐다.

미 국방부 법무부 등은 문건의 유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유포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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