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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민주, '도덕성 우위 통념' 깨져 충격…'저쪽보다 낫다'대응 결과

by 뉴스버스1 2023.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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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도덕성 우위 통념' 깨져 충격…'저쪽보다 낫다'대응 결과 < 김수민 정치클리어링 < 이슈 < 기사본문 - 뉴스버스(Newsverse)

김수민 정치평론가 

 

도덕성, ‘민주당이 낫다’ 21.3% vs ‘국힘이 낫다’ 37.6%

민주 지지층에서 확증편향층 비중이 더 높다는 조사도

내 눈에 '들보' 상대 공격으로 '커버'하려다 불신 불러와

'건설노조 분신 방조' 조선일보 보도에 '쿵짝' 맞춘 국민의힘

최근 더불어민주당에게 일대 충격을 안긴 여론조사 결과 두 가지가 공개되었다. 하나는 민주당이 티브릿지 코퍼레이션과함께 자체 실시한 조사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 어느 쪽이 더 도덕적이라고 보는지를 질문했다(2023년 5월 10~11일 전국 만19세 이상 1,000명 대상 자기 기입식 휴대전화 웹 조사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는 민주당의 패배였다. 도덕성에서 '민주당이 낫다'고 밝힌 응답자는 21.3%에 그쳤고, '국민의힘이 낫다'는 37.6%였다. 양측간에 별 차이 없다는 응답자는 무려 41.1%나 되었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랫동안 '도덕성은 민주당이 더 낫다'가 한국 정치의 통념이었다. 민주당 지지층의 주요 지지 사유가 그것이었고, 선거 때 국민의힘 계열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 일부조차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2020년 총선의 민주당 대승을 거치며 민주당의 힘이 한껏 부풀자 이 서사는 무너졌다. 민주당은 더이상 '상대적 개혁파'로도 평가받기 어렵게 되었다. 2030세대 여론이 이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비리 스캔들이 등장할 때마다 민주당은 '우리보다 훨씬 더 썩은 국민의힘부터 욕하라'고 푸념했지만, 그것은 되레 국민들이 민주당을 불신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두 번째는 여론조사 기관 에스티아이가 '미디어의 이용과 확증편향성의 형성 및 그 특징'을 조사한 것이다. 지난 3월 10~16일 전국 만 18세~69세 1,0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지난 5월 18일 중앙일보를 통해 보도됐다. (스마트폰앱조사로 실시되었다. 참고로 스마트앱조사나 자기 기입식 휴대전화 웹 조사는 인터넷폴과 전혀 다른 방식의 조사 방법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 

이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이 국민의힘 지지층보다 가짜뉴스 확증편향이 강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들에게는 두 가지 진짜뉴스와 두 가지 가짜뉴스가 제시되었고, 응답자는 1~5점 척도에서 자신의 신뢰도를 표시했다. 에스티아이는 지지 정당에게 유리한 가짜뉴스에는 사실(4~5점)이라고 응답하면서, 그 반대 성향의 진짜뉴스는 거짓(1~2점)이라고응답한 사람을 '확증편향층'으로 분류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 중 36.5%, 국민의힘 지지층 18%가 확증편향층이었다. 조사 결과를 다룬 기사에는 여러 민주당 지지자들이 '가짜뉴스는 보수(국민의힘)'라는 식의 댓글이 잇따랐다. 바로 이런 확신이 오늘의 이 현상을 빚어낸 것이다. 

지지 정당을 초월해 확증편향층이 갖는 특징도 드러났다. 정치사회 정보를 얻기 위해 주로 이용하는 매체를 조사한 결과, 비(非)확증편향층 중 8.1%만 유튜브를 꼽은 반면, 확증편향층은 21.8%나 유튜브를 꼽았다. 시청자의 다수가 국민의힘 지지층이거나 민주당 지지층인 채널을 모두 경험했던 필자에게 익숙한 댓글이 있다. '상대 정당은 해도해도 너무하게 비도덕적이며 툭하면 가짜뉴스를 전파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들이야말로 가짜뉴스의 전파자였다.

일련의 조사들에 국민의힘과 그 강성 지지층은 흡족해 하거나 안심하는 눈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때맞춰 국민의힘도 사건을 터트렸다. 지난 5월 17일 조선일보가 건설노조 간부의 분신 당시 또다른 간부가 옆에서 이를 방조한 것처럼 보도하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용 의원 등이 신나게 기세를 올렸다. 

타언론의 취재와 경찰측 관계자의 입장을 종합하면, 분신 직전직후에 동료 간부는 곧바로 조치를 취하기 힘들어 어쩔 줄 몰라 했을지언정 방관하지는 않았다.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던 사정이다. 조선일보도 캡쳐 화면만 게재했을 뿐 당시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공개했더라도 다각적으로 촬영된 화면이 아니니 등장인물의 표정과 발언, 자세를 자세히 확인하는데 한계가 클 것이다. 1991년 공안정국 때 강기훈 씨를 김기설씨 분신 사건의 기획자로 몰아갔던 사건이 이렇게 반복되는 것이다. 

조선일보 5월 17일자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의 분신 방조 취지 보도. (조선일보 캡처)

공무상 얻게 된 비밀을 누설한 혐의가 인정되어 강서구청장직이 박탈된 김태우 씨는 어떤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던 그는 "어용법원의 판결"이라며 "조국이 유죄면 김태우는무죄여야 정의"라고 우겼다. 김씨는 그럼 ‘김태우가 유죄니 조국이 무죄여야 정의'라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민정수석 조국이 직권을 남용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을 무마한 것과 특별감찰반원 김태우가 폭로한 사실 중 일부가 공무상 비밀이라는 것은 연동되지 않는 별개의 일이다. 

정의를 위해 위법을 감수한 이는 처벌을 달게 감수한다. 김태우 씨에게는 그런 면모가 하나도 없었다. 그의 폭로부터가 특별감찰반에서 쫓겨난 데 대한 앙심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근무시간 중 골프를 치다가 징계를 받은 것이었다. 이런 사람에게 2020년 총선에서 공천을 주고, 1심에서 유죄판결이 나왔는데도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시킨 게 국민의힘이다.

'기득권은 국민의힘'이라는 서사에 안주한 민주당의 타락, 정권을 교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민주당을 따라잡고 제치려는 국민의힘. 이게 한국 정치의 현주소다. 오월의 햇볕이 곤혹스럽다. 

김수민은 풀뿌리운동과 정당활동을 하다 현재는 지상파와 종편, 언론사 유튜브 방송 등에서 정치평론가로 활약 중이다. 팟캐스트 <김수민의 뉴스밑장> 진행도 맡고 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경북 구미시의회 시의원을 지냈다. 시의원 시절엔 친박 세력과 싸웠고, 조국 사태 국면에서는 문재인 정권 핵심 지지층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다당제와 선거제도>(eBook) >가 있다.

※ 뉴스버스 외부 필자와 <오피니언> 기고글은 뉴스버스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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