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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두 달전 잼버리 '폭염 대비' 예산 요청 묵살…100억 '뒷북 지원'

by 뉴스버스1 2023.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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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전 잼버리 '폭염 대비' 예산 요청 묵살…100억 '뒷북 지원' < 이슈 < 기사본문 - 뉴스버스(Newsverse)

김태현 기자 

 

잼버리 부실 준비 '전 정부 탓'한 대통령실, '뒷북 지원'

온열환자 속출해 잼버리 영지 내 병원 과부하·폐쇄

4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영지 내에서 구급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통령실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온열 환자가 속출하는 상황을 '전 정부탓'으로 돌렸다. 대통령실은 4일 잼버리 운영 부실 준비 논란과 관련해 경향신문 기자와 통화에서 "준비 기간은 문재인 정부 때였다. 전 정부에서 5년 동안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온열증상자가 늘어나는 등 준비 부실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는 이날 뒤늦게 100억원 규모의 긴급 예산 지원에 나섰다.

그런데 이미 지난 5월부터 '추가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여러차례 제기됐는데, 당시는 정부가 묵살하거나 '뒷짐'지고 있다가 막상 '사태'가 발생하고서야 긴급 지원에 나서 전형적인 '뒷북 행정' 논란을 낳고 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조직위(조직위)는 지난 6월초 강제 배수시설 설치, 도로쇄석 포장, 파렛트 설치, 폭우 대비 야전침대, 폭염 대비 물품 구입(물, 얼음 등) 등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들을 대비하기 위해 93억 8,000만원 가량의 예산을 추가로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잼버리 행사에 참여해본 경험이 있는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조직위 공동위원장)은 지난 5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 세계 청소년들이 모이는 행사에서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안전'이다"며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예산은 총 88억이다"고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 관계기관 6인의 '긴급 공동회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가부는 지난 6월 말 20억원 가량만 지원이 가능하다고 조직위에 통보했다. 당시 요청했던 예산이 충분하게 편성이 돼 폭염 대비 물품이 구입됐다면 온열질환자 발생을 예방할 수 있었지만, 추가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조직위 자체 예산으로 해결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도로쇄석 포장, 물, 얼음 등이 미리 구비됐다면 현재 발생하는 문제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지만 당시 대부분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부·여당의 고위 관계자들이 잼버리가 개영하기 전 상황을 몰랐던 것도 아니다. 앞서 지난달 27일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당에 요청하는 바가 있으면 특별히 챙기겠다"고 밝혔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틀 뒤인 29일 잼버리 현장을 방문해 "역사상 가장 안전한 잼버리 대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현재 행안부 유튜브 채널에도 게시돼 있다.

(사진=행안부 유튜브 캡처)

이들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5월 현장을 방문해 "대한민국의 저력과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행사 관계자들을 독려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3월 한국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직에 추대되면서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같은 정부·여당 관계자들의 발언과는 달리, 세계 각국에서 4만명 가까이 참여한 잼버리 대회가 열리자 폭염과 침수 대비, 병상 확보, 위생·샤워시설 마련 등 부실한 준비 상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온열증상자가 발생하고 비판이 최고조에 이르고 나서야 정부는 지원을 시작했다. 행정안전부는 3일 전북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30억원을 긴급 지원해 냉방시설 등을 추가 설치했고, 여가부도 자체 예산 9억원을 4일에야 지급하기로 했다.

이날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에만 1,486명이 잼버리 영지 내 병원을 찾았고, 이 가운데 온열환자는 138명으로 집계됐다. 속출하는 온열환자로 인해 의료진들의 업무도 과부하가 걸려 결국 영지 내 병원 5곳 중 한 곳은 이날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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