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제

로봇(AI)이 과연 재미를 느끼는 시대는 올까

by 뉴스버스1 2022. 5. 22.
728x90
  •  김윤명 상명대 특임교수 

로봇, 시나리오 성공했지만 재미는 빠져

스타워즈 3PO는 아직은 영화속 이야기

사전적 의미로 재미란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을 말합니다. 물론, 주식으로 재미를 봤다는 표현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재미란 즐겁게 노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로봇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요? 감동적인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재미있는 장면을 보면 웃음을 터트리곤 합니다. 인간이 재미를 느끼는 것은 수천년의 DNA와 경험을 바탕으로 합니다. 

로봇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 것이라는 주장은 수긍이 갑니다. 다만, 그렇지 않은 영역도 또한 작지 않습니다. 알파고가 바둑을 잘 두었지만 바둑에 대한 이해나 그 승부에 따른 재미를 느낀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인간처럼 어떤 것을 이해하고 처리하는 것은 로봇에게는 어려운 일이라고 봅니다. 슬픔이나 분노 등의 감정도 마찬가지이지요.

경기도 화성 소재 현대자동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안내하는 로봇개 '스팟'. 2022년 4월 8일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등 인수위원 방문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스팟이 안내하는 모습. (사진=뉴스1)

인간의 운전과 로봇의 운전

인간은 영화나 책 등 저작물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낍니다. 보통 이를 향유(享有)한다고 표현합니다. 책을 읽거나 영화나 음악을 감상하는 과정이 문화의 향유과정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다양한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로봇과 인간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은 저작물을 향유할 수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향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저작물의 이용은 저작권 침해로 보기 어렵습니다. 물론, 기계적으로 이용하는 모든 경우가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에는 재미가 담기지 않습니다. 우리가 즐겨 듣는 음악도 데이터입니다. 스피커를 통하여 흘러나오는 음은 아날로그입니다. 저장된 상태는 디지털이지만 인간이 향유하는 결과물은 아날로그인 것이지요. 로봇은 디지털화된 데이터를 다시금 로봇이 학습할 수 있는 상태의 데이터로 분해합니다. 그 과정은 음악을 듣는 과정이 아닌 음악의 특징을 찾는 과정입니다. 유명한 작곡가의 화풍을 모방하기도 합니다. 그 모방은 재미나 향유가 아닌 일종의 복제적 재생을 의미합니다. 로봇이 먹는 데이터에는 재미가 없습니다. 아니 데이터에는 재미라는 가치가 담겨져 있지 않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여기 즐겁게 게임을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공부는 안하고 놀기만 한다고 애타겠지만요. 게임산업법에서는 게임물을 “오락을 할 수 있게 하거나 이에 부수하여 여가선용, 학습 및 운동효과 등을 높일 수 있도록 제작된 영상물”등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게임이자 놀이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이런저런 재미를 느낍니다. 시각, 청각 또는 촉각을 통하여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감각기관이 기능을 합니다. 

로봇이 받아들이는 감각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참고로, 자율주행차는 라이다라는 센싱기구를 통하여 도로운행 정보를 얻고, 이 정보는 데이터로 쪼개 반응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로봇의 판단에 오류가 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테슬라의 자율주행 모드는 흰색 트럭을 하늘로 인식하는 바람에 트럭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인간도 그동안의 경험과 매칭하여 판단합니다. 이러한 점은 로봇도 다르지 않습니다. 테슬라의 사례처럼 로봇은 그 과정에서 정보의 노이즈가 발생할 경우 전혀 다른 판단을 하게 됩니다. 물론, 인간도 보통과 다르게 판단하거나 반응함으로써 사고를 내곤합니다. 실상, 인간의 사고는 자율주행차로 인한 사고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는 합니다. 머잖아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겁니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3PO는 인간이상의 능력으로 반응하고, 인간의 감정을 이해합니다. 

휴모노이드 3PO.&nbsp;출처 : 구글검색(2022)

로봇은 별다른 느낌 없이 데이터에 기반하여 판단을 내립니다. 그런 점에서 로봇에게 재미라는 걸 느끼거나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직까지 스타워즈의 3PO는 그저 영화속의 이야기일 뿐인 것이지요. 물론, 그날이 오지 않을거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나리오 쓰는 인공지능 

가능합니다. 언어학습된 모델을 활용하여 텍스트화한 명령어를 입력하면 시나리오가 나옵니다. 시도 나오고, 소설도 나오고, 그림도 나옵니다. 이렇게 출력된 시나리오는 영화화 되기도 합니다. Open AI가 만든 대규모 언어생성모델 AI인 GPT가 작성한 단편 영화 ‘상품판매원’입니다. 아래 이미지에는 AI 단편 영화(A.I. SHORT FILM)라는 표시까지 해놓았습니다. 

아쉽게도 시나리오가 엉성하다는 평가입니다. 처음 인간이 영화를 만들 때도 그러했을 것이니, 너무 아쉬워하거나 무시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시간과 그 시간에 들어가는 기술발전에 따라 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인공지능의 발전은 또다른 인간의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로봇은 시나리오를 쓰는 것과는 별개로 영화촬영이나 편집과정에서 협업중입니다. 

상품판매원. 출처 : 구글검색(2022)

 

재미라는 걸 모르는 로봇은 자신이 창작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작가의 고뇌와 좌절을 담아내지도 못하겠지요. 물론, 고뇌와 좌절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에서 언급한 <상품판매원>을 보고나서 든 느낌은 나쁘지 않다는 점입니다. 영화는 시나리오가 중요하지만, 실상 감독이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후(後)보정이 되어서이겠지요. 누군가에게는 로봇이 쓴 시나리오가 재미있을 수도 있습니다. 재미라는 것은 정말 주관적인 가치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독립영화와 같은 도전적인 장르가 아닌 이상 대중의 욕구에 맞는 재미있는 영화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직접 인공지능이 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영화를 통하여 시나리오를 평가하기는 무리입니다.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촬영과 편집을 통하여 시각적 예술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 인공지능 감독 시대는 올 수 있을까요? 기다림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아니, 그렇게 머지 않은 날에 올지도 모릅니다. 왜 그런지는 다음 이야기에서 살펴보겠습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