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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국힘·민주당 '두 李 대표' 사법리스크, 국민은 어떻게 보나

by 뉴스버스1 2022.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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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정치평론가 

 

국민의힘 지지층에 포위된 이준석, TK서 활로 모색할까?

‘40% 방탄'에 갇힌 이재명, 尹 정부 반감 여론은 버팀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원들의 연호에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주말 사이 거대양당은 분기점을 맞이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탄생했다. 그 이전에는 기소된 당직자에 대해 당무위원회가 '정치탄압'이라고 판정하면 징계를 면제할 수 있도록 당헌 제80조를 개정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준석 전대표가 낸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서 직무가 정지되었다. 거대 양당의 ‘이 대표’ 모두 사법리스크에 얽힌 동시에 당내에서 가장 큰 파괴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법리스크를 겪고 있는 두 ‘이 대표’가 어떤 정치 지형에 처해 있는지 가늠하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8월 23~24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18명을 대상으로 이준석 대표의 성접대 의혹 관련 수사와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관련 수사에 관해 물었다(ARS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응답률은4.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준석의 대구·칠곡 방문 절묘한 행보…TK기반 활로 모색?

이준석 전 대표 수사 관련 여론조사부터 살펴보자. ‘정당한 수사' 45.6% 대 '정치적 목적' 42.7%로 팽팽했다. 민주당 지지층 중 59.2%는 ‘정치적 목적’, 30.7%는 ‘정당한 수사’라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정당한 수사' 70.4% 대 '정치적 목적' 17.9%로 나왔다. 이 밖의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 다수가 이전 대표를 비토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2030세대다. 20대에서 48.5% 대 36.4%, 30대에서 48.6% 대 40.8%로 나와 ‘정당한 수사’쪽 의견이 우세를 보였다. 

이준석 전 대표의 입지는 국민의힘 지지층 내지 보수층에서 계속 좁아지는 중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독자지대를 일굴 확장성이 큰 것도 아니다. 민주당 지지층을 포함한 국민의힘 비지지층은 ‘윤석열 대 이준석’의 대결에서는 이준석의 손을 들어주지만, 전체 선택지에서 이준석을 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전 대표가 가진 안티-페미니즘, 시장경쟁주의, 전통적 외교노선, 소수자 차별 외면 등은 기존 국민의힘 노선과 다르지 않다. 2030세대에서도 전반적 지지를 받는 것이 아니며, 여성쪽 비호감도가 높다. 

단, 이번 조사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솟아날 구멍을 찾을 수는 있다. 대구·경북(TK)에서 '정당한 수사' 44.8% 대 '정치적 목적' 44.5%가 나왔다. 이것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TK 전통 보수층의 우려나 회의가 확산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TK 전통보수층에는 이 전 대표에 넌더리를 내고 돌아서버린 이들도 많겠지만, 윤 대통령에 기대를 접고 이준석이라는 미래에 투자를 하는 이들도 늘어날 수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대구 북구 고성동 DGB 대구은행파크 중앙광장에서 열린 '2022 대구 북구 떡볶이 페스티벌' 행사장을 찾아 손가락 V포즈를 취하며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1)

더구나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과 달리 지역 연고가 있다. 그는 가처분신청 판결 직후 고향인 칠곡에서 조상에게 참배하고 대구 지역 일정을 소화했다. 우연이든 의도적이든 절묘하게 보이는 행보다. 현재 여론지형으로 보건대, 2024년 총선에서 이준석신당 또는 친이준석 무소속연대가 떠봤자, 1등만 당선되는 지역구 선거에서 전패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대구경북 여론을 국민의힘과 반분할 수 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탈당 없이 당내 투쟁을 하더라도 지역 기반은 소중하다. 당분간 이 전 대표는 대구경북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이재명의 버팀목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감 여론

한편 이재명 의원 배우자 김혜경 씨에 대한 경찰 수사에 대해서는 ‘정당한 경찰 수사’가 50.8%, ‘정치적 탄압 목적의 수사’가 40.9%로 나왔다. 이준석 전 대표 수사 문제와 달리 여론이 ‘정당하다’쪽으로 기울어 있다. 중도층 여론이 46.2% 대 41.4%로 팽팽한 편이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진보층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 ‘정당한 수사’라고 답한 이들은 각각 25.5%와 15.9%였다. 

40%의 여론은 당분간 방탄에 쓸 만하지만, 여기에 갇히면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명백하게 이재명 신임 대표에게 불리한 지형이다. 거대양당체제 총력전이 펼쳐졌을 경우 이 대표의 결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는 ‘민주당 계열 후보로서는 최초로 도덕적 우위를 자신할 수 없는 후보’ 이미지였다. 그동안 연기되었던 수사와 기소, 재판이 펼쳐지면 이런 이미지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모든 혐의에 대해 불기소나 무죄를 얻어내지 않으면, 지난 대선 때 0.73%포인트차로 추격한 보람이 없어질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이나 국민의힘이 웃을 일은 전혀 못 된다. 법인카드 문제는 이해하기 쉬운 사건이고, 최근 들어 김혜경 씨가 소환된 것은 오히려 ‘봐주기 수사’ 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정치탄압’이 40%나 나온 연유는 간단하다. 대중이 윤석열 정부에게 느끼는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이재명의 버팀목은 윤석열이다.

김수민은 풀뿌리운동과 정당활동을 하다 현재는 지상파와 종편, 언론사 유튜브 방송 등에서 정치평론가로 활약 중이다. 팟캐스트 <김수민의 뉴스밑장> 진행도 맡고 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경북 구미시의회 시의원을 지냈다. 시의원 시절엔 친박 세력과 싸웠고, 조국 사태 국면에서는 문재인 정권 핵심 지지층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다당제와 선거제도>(eBook)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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