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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골프시즌인데, MZ세대 눈돌리자 골프 관련주 찬바람

by 뉴스버스1 2023.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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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률 객원기자(애널리스트) 

 

골프 관련주 지난 1년간 평균 45% 하락

코로나19 끝나자 그린피 싼 해외로 발길

골프 소비 주축 MZ세대 비용 부담으로 이탈

'거리측정기'·테니스·여행·항공업체 반사 이익

지방의 한 골프장 전경. (사진=뉴스1)

3월 꽃샘 추위도 끝나고 완연한 봄이다. 봄이면 골프가 바로 떠오르는데, 자고로 골프는 따뜻한 날씨에 옷을 가볍게 입고 쳐야 제 맛이다.

골프 시즌 개막이면 골프 관련 주식들도 같이 신나야 하는데, 현재 골프 관련주의 주가 수준을 보면 아직도 한 겨울이다. 국내 골프 관련주 중 대장주는 시가총액 약 8,000억원 정도 하는 스크린골프의 지존 골프존이다. 그리고 골프존의 지주사인 골프존뉴딘 홀딩스가 있고, 골프장을 운영하는 KX, 골프 거리 측정기를 생산하는 브이씨 등이 있다.

그런데 이들 주가를 보면 최근 1년간 최저점에 있거나 몇십프로씩 빠져 있다. 3월 28일 현재 골프존은 최근 1년간 고점 대비 34%, 골프존뉴딘홀딩스는 47%, KX는 41%, 브이씨는 무려 59%가 하락하였다. 동기간 코스피지수, 코스닥지수가 12% 정도 하락한 것에 비하면 골프 관련주 하락 폭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골프 관련주의 IPO 추진도 비상이 걸렸다. 2022년 10월 상장을 추진했던 골프존커머스는 수요 예측 직전에 자진 상장 철회를 했으며, 골프존카운티는 무기한 상장을 연기했다. 

골프 관련주 최근 1년간 고점 대비 주가 하락률  ※ 3월 28일 기준

통상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 주가가 반등이라도 하기 마련인데, 골프 관련주는 그런 기미도 없다. 왜 그럴까?

짐작은 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거의 해제 단계로 가면서 해외 골프 여행이 다시 뚫렸고,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MZ세대의 골프 유입도 경제적 부담으로 골프 포기 단계로 진입한 탓이다. 그 만큼 국내 골프 산업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최근 골프 비용은 팬데믹 3년을 겪으면서 너무 치솟았다. 엑스골프 자료에 따르면 3년 동안 그린피가 주중은 61%, 주말은 54%가 올랐다. 필자가 최근 포천에 있는 퍼블릭 골프장을 다녀왔는데 비용을 1/N로 정산해보니 그린피+카트비만 하더라도 인당 27만원에 달했으며 식대 캐디피까지 합치면 35만원이 넘었다. 퍼블릭 골프장이 그 정도면, 주말 고급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비용은 40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캐디피도 3년 전에 10만원을 넘는 곳이 많지 않았으나 이제 15만원은 기본이다.

미국, 일본 등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골프장 수가 적고 이에 따라 골프장 이용료도 비싸다. 이제는 한국 그린피가 일본 대비 거의 2배 수준까지 올라왔다. 코로나19 기간에는 해외 여행을 못나가니 어쩔 수 없이 비싼 그린피를 내고 한국에서 골프를 쳤지만, 해외 여행이 다시 재개되면서 값싼 일본, 동남아로의 골프 여행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래서 요새 골프 부킹은 이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미국/일본/한국의 그린피 비교 (자료=언론보도 종합)

또 하나 국내 골프산업의 위기는 MZ세대의 이탈이다. 코로나19 시기에 골프 붐이 골프 시장에 유입된 MZ세대로 인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그 정반대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MZ세대는 골프용품 및 골프웨어 시장에서 소비의 주축이었던 만큼 그 여파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국내 골프용품 및 골프웨어 시장은 2021년에 이미 7조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2019~2021년에는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MZ세대와 여성을 중심으로 신규 골퍼 약 45만명이 유입됐다. 이들의 골프 소비 확대가 시장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시대 때 골프 소비액 증가율을 보면 남성보다는 여성이 소비를 더 많이 하고, 나이대로 보면 20, 30대가 중장년층보다 훨씬 많은 돈을 골프에 쏟아 부었다. 

골프 소비액 변화율 (2019년 4월 대비 2021년 4월) / (자료=골프존커머스)

MZ세대는 골프에 입문하면서 아이언 클럽 한 세트에 몇 백만원이 넘는 PXG를 장만하고, 지포어, 말본 등 중장년층은 잘 알지도 못하는 초고가 브랜드 골프복을 사는 등 아낌없이 꾸몄다. 이런 초기 투자를 하면 그 다음부터는 관련 비용이 부담이 안되어야 하는데 레슨비, 그린피, 카트비, 캐디비 등 골프 한번 치러 나갈 때 부담해야 할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을 실감한 것이다.

여기에 경기 불황과 인플레이션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서 지갑이 얇아진 MZ세대는 골프가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한번 레저를 즐기는데 40만원 가까이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경제적 여유가 많은 중장년층에도 부담이 되는데, 소득수준이 이보다 낮은 MZ세대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금액일 것이다. 골프 소비의 주축인 MZ세대의 이탈은 골프용품 시장에 큰 타격임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국내 골프산업이 희망이 없는 건 아니며, 반사이익을 얻는 다른 산업도 있다. 골프를 즐기기 위한 소비 패턴의 변화가 있는 것이다. 노캐디 플레이를 하고, 비싼 골프웨어와 골프용품을 직접 사기 보다는 렌탈을 이용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노캐디 플레이를 하려면 골프 거리측정기가 필수품이 되고, 대기업이 골프용품 렌탈 서비스 산업에 뛰어들면서 서비스 질도 좋아졌다.

또 골프에서 돌아선 MZ세대들이 테니스에 입문하면서 테니스 관련 시장이 불티나고 있고, 해외 골프 여행객 증가는 간만에 여행업체와 항공업체를 바쁘게 만들고 있다. 트렌드 변화에 회사의 영업전략도 바뀌어야 하며, 투자자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권성률은 여의도 증권가에서 인지도 높은 애널리스트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IT산업을 전문 분석해왔다. KB증권, 하나증권을 거쳐 지금은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서 산업분석팀장을 맡고 있다. 팀원들의 분석보고서를 감수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자동차‧미디어‧통신 산업도 훈수 정도는 할 수 있다. 한국경제‧매일경제 베스트애널리스트 1위에 여러 차례 올랐고, 펀드매니저와 기업 임직원 팬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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